The Secret Garden
Frances Hodgson Burnett
제12장 크레이븐 고모부와 만남 2
나는 이전에 가 본 적이 없는 저택의 방으로 이끌려 갔다.
마침내 메들록 부인이 문을 두드리자 어떤이가 말했다.
"들어와요."
그 말에 나와 부인은 함께 들어갔다.
한 남자가 난롯가 팔걸이 의자에 앉아 있었고, 메들록 부인이 말을 걸었다.
"여기 메리 양을 모시고 왔습니다."
"애는 여기 두고 가서 일 봐요.
데려갈 때 되면 종을 울릴 테니까."
크레이븐 고모부가 말했다.
부인이 문을 닫고 나가자 나는 가만히 서서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말라 빠진 두 손을 이리저리 꼬고 있는 못생긴 어린애로 돌아가서,
나는 의자에 앉은 남자가 심한 곱사등이라기 보다는
등이 구부정하게 높이 솟은 사람 쪽에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검은 머리카락은 군데군데 희끗희끗했다.
고모부는 솟은 어깨 위로 고개를 들고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리 오너라!"
나는 그쪽으로 갔다.
못 생긴 사람은 아니었다.
얼굴에 비참한 빛을 띠고 있지 않았더라면 잘생겼다고 할 만한 외모였다.
고모부는 나의 모습만 봐도 걱정스럽고 짜증스럽다는 듯,
대체 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는 듯 보였다.
"잘 지내느냐?"
고모부가 물었다.
"네."
"사람들이 잘 돌봐 주고?"
"네."
고모부는 나를 건너다보며 짜증스럽게 이마를 문질렀다.
"아주 말랐구나."
"점점 살이 찌고 있어요."
나는 예의 그 뻣뻣한 태도로 대답했다.
얼마나 불행한 얼굴인지!
검은 눈은 나를 쳐다보지 않고 다른 것을 바라보는 듯 했다.
내게 집중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네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렸구나.
어떻게 기억할 수 있겠니?
가정교사나 보모, 뭐 그런 사람을 붙여 줄 생각이었지만 잊어버렸어."
"부탁드려요. 제발..."
나는 덩어리가 치밀어 목이 메었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느냐?"
"전, 전 이제 보모가 보기에 너무 커요.
그리고 제발, 제발 가정교사는 아직 붙이지 마세요."
내가 간청했다.
고모부는 다시 이마를 문지르며 나를 쳐다보았다.
"소위비 부인도 그런 말을 하더군."
고모부는 건성으로 중얼거렸다.
그 말에 나는 일말의 용기를 얻었다.
"그분, 그분이 마사 어머니시죠?"
나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래, 그런 것 같던데."
"그 분은 애들에 관해선 잘 아세요.
열두 명이나 자식이 있대요. 그분이 잘 알아요."
고모부는 약간의 흥미가 돋는 듯 했다.
"뭘 하고 싶으냐?"
"전 밖에서 놀고 싶어요."
나는 목소리가 떨리지 않길 바라며 대답했다.
"인도에서는 밖에 나가는 게 싫었는데요.
여기서는 입맛도 생기고 살도 더 찌고 있어요."
고모부가 나를 바라보았다.
"소위비 부인 말로는 그 편이 네게 좋을 거라고 하더구나.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가정교사를 붙이기 전에 먼저 기운부터 차리는 게 좋을 거라고 했어."
"밖에 나가서 놀고 황야 위로 바람이 불어 올때면 기운이 나는 걸요."
나는 신이나서 말했다.
"넌 어디서 노는데?"
고모부가 곧이어 물었다.
"아무데서나요.
마사 어머니가 줄넘기를 보내 주셨어요.
줄을 넘으면서 뛰어 다녀요.
그러면서 땅에서 얼굴을 내민 식물이 없나 둘러보구요.
그렇게 나쁜 짓은 하지 않아요."
나는 숨을 들이 마셨다.
"그렇게 겁 먹은 표정할 것 없다.
네가 뭐 그리 나쁜 짓을 하겠느냐. 너같이 어린애가!
네 좋을대로 하렴."
고모부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무척 신이 나서 목구멍으로 덩어리가 치미는 것같자
고모부가 볼까봐 한 손으로 목을 가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