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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연예인 40명’ 전모 최초 공개...‘가짜’와 싸우는 언론인 [송의달 LIVE]

Joyfule 2023. 7. 16. 16:51

‘광우병 연예인 40명’ 전모 최초 공개...‘가짜’와 싸우는 언론인 [송의달 LIVE]

 

서옥식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인터뷰
①1842개 ‘광우병동맹군’ 앞장 선 연예인들
②천안함 폭침, 원전 오염처리수 등 ‘가짜’ 행진
③조작·왜곡·강변 ‘원조’인 북한 닮아가는 한국
④국가정체성 배반한 ‘문재인 망언록’ 낼 것
[송의달이 만난 사람]

입력 2023.07.16. 09:15업데이트 2023.07.1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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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옥식(徐玉植) 대한언론인회(大韓言論人會) 부회장은 거짓·왜곡·조작·날조·선동과 싸우는 전사(戰士)이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 후 1973년 동양통신에 입사한 그는 외신부·사회부·기획취재부에서 통일혁명단 재건 음모사건, YH사건, 12.12 사태, 사북탄광 항쟁 같은 사건·사고 현장을 직접 취재했다. 이후 동양통신과 합동통신이 통폐합해 생긴 연합뉴스에서 정치부 차장, 방콕특파원, 외신1부장, 북한부장을 거쳐 김대중 정부 시절 편집국장으로 2년 넘게 일했다.

서옥식 대한언론인회 부회장이 2023년 7월 12일 서울 종로구 관훈클럽정신영기금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전남 광양에서 태어나 순천 매산고를 졸업한 그는 연합뉴스 편집국장을 지냈으나 임원 승진을 못했다. 서 부회장은 "김대중 정부가 능력 이하 인사들을 연합뉴스 사장으로 연이어 선임한데 대해 반발한 것이 당시 정권의 미움을 산 때문"이라고 했다. 2016년부터 연합뉴스 사우회(社友會) 회장을 맡았던 그는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일관된 입장을 견지했다./송의달 기자

◇최근 10년 600쪽씩 넘는 단행본 3권

그는 재직 시절 후배들이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사실(事實·fact) 확인’을 강조하고 스스로 솔선수범(率先垂範)한 ‘확인 제일주의자’였다. 5.18 광주민주항쟁 당시엔 미국 UPI통신 서울지국의 제안으로 UPI특파원증을 발급받아 광주에 들어가 현지 상황을 생생하게 국내외에 알렸었다. 그러던 그는 퇴임 후 거짓·왜곡·조작·날조(捏造·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거짓으로 꾸밈)와의 전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2013년 낸 <오역(誤譯)의 제국>을 시작으로 2년 후 낸 <북한 교과서 대해부>, 2019년 발간한 <가짜뉴스의 세계>라는 단행본이 그 증거이다. 각각 600쪽 넘는 분량의 세 권의 책은 모두 사실’에 근거해 한국과 북한에서 벌어지는 왜곡·날조 사례를 분석하고 해부했다.

서 부회장은 ‘광우병(狂牛病) 촛불 집회’ 시작 15주년일인 2023년 4월 29일 개인 블로그에서 2008년 당시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쇠고기”라며 반(反)정부 시위 선동에 앞장선 40명의 연예인(演藝人) 명단과 발언을 집대성해 공개했다.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이 블로그에서 이렇게 밝혔다.

“검찰이 ‘광우병동맹군’ 1842개를 이끌고 2008년 여름 106일간 대한민국 수도(首都) 서울을 사실상 무정부상태로 만든 ‘촛불난동폭력집회’ 주동세력인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나온 문건은 ‘미국산 쇠고기수입 재개 반대 촛불집회’ 목적이 대통령 선거에 불복해 출범 2개월된 이명박 정권을 타도하는 데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략) 당시 세계 110개국이 수입해 먹고있던 미국산 쇠고기를 광우병물질이라며 거짓·왜곡·오역·조작 등 가짜뉴스를 만들어 공권력에 대적하고 국민을 선동하는 데 기름을 부운 사람들은 연예인들이었다.”

기자는 이달 1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소재 관훈클럽정신영기금회관에서 그를 만나 3시간 가까이 인터뷰했다.

서옥식 대한언론인회 부회장이 '광우병 시위 연예인 40명 명단과 발언'을 실은 블로그(https://blog.naver.com/sansiblue/223088422196) 앞부분. 그는 2006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박사과정을 수석졸업하며 정치학박사학위를 받았다./인터넷 캡처
서옥식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이 2019년부터 ‘sansiblue’라는 필명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개인 블로그. 2023년 7월 15일 기준 630여개의 글을 게시했는데, 누적 방문 횟수는 50만 1000회가 넘는다./인터넷 캡처

- 어떻게 ‘광우병 선동 연예인 명단’을 작성했나?

“당시 많은 탤런트와 배우·가수·코메디언·아나운서 등이 1842개 ‘광우병동맹군’의 전위(前衛)선전선동대가 돼 시위대에 기름을 부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공개조차 되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사람 이름과 발언을 내가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실명(實名) 명단과 발언 내용을 밝혀냈다. 부분적으로 나온 적은 있어도 광우병 연예인 명단의 전모(全貌)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성없는 ‘광우병 연예인’들...단죄해야”

- 대표적으로 어떤 연예인이 무슨 말을 했나?

“광우병 사태 이후 김규리로 개명한 배우 김민선 2008년 5월 1일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에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고 했다. 방송인 김구라는 같은 해 5월 3일 방송된 MBC 프로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생삼겹살을 먹겠다. 우리나라 국교를 (소를 먹지 않는) 힌두교로 바꾸자고 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시절 ‘딴지일보’ 인터넷 방송에서 ‘ㅈ같은 새끼, 이명박 때문에 늦었어’ ‘교통체계를 x같이 해놔서 말야’라고 했다. 희극배우 겸 방송인인 김미화는 당시 MBC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진행하면서 ‘일단 위기를 넘기자는 미봉책이라는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5공, 6공 시절의 경찰청장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라는 편파 발언을 했다.”

출처/서옥식 부회장 개인 블로그 'sansiblue'

서 부회장은 이어서 말했다.

“방송인이자 MC인 박미선은 그해 5월 3일 MBC 프로그램 ‘명랑 히어로’에서 ‘미국 사람들조차도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호주산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곳이 바로 미국이라고 한다’는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 방송인 겸 뮤지컬 배우인 윤도현은 ‘10대가 촛불 들고 나서는 것 보고 우리가 너무 창피했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나왔다’고 그해 5월 1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에서 말했다.”

2008년 6월 25일 오후 10시30분쯤 서울 광화문 근처 골목에서 청와대 쪽으로 향하던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촛불시위대’가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조선일보DB
2008년 5월 2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시민 1만여명(경찰 추산)이 몰렸다. 4년이 지난 2012년 5월 2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촛불집회에는 시민 1600여명(경찰 추산)이 참여했다./조선일보 DB

- 명단 공개후 두 달 넘게 지났는데 문제나 이의(異議)를 제기한 연예인이 있나?

“현재까지 단 1명도 없다. 이들 40명의 연예인들은 이후 지금까지 15년여 동안 그때 외친 대로 한 번도 미국 쇠고기를 먹지 않고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거짓·왜곡·조작으로 직접 선동하거나 선동에 동참해 큰 사회적 혼란을 불러일으키고도 반성은 커녕 멀쩡하게 활동하는 행태를 단죄(斷罪)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MBC 두 차례 사과방송...‘低質 프로’ 自認”

- 광우병 시위에 얼마나 ‘가짜’와 ‘왜곡’이 많았나?

“광우병 시위를 촉발시킨 결정적 계기는 2008년 4월 29일 저녁 방송된 MBC TV PD수첩의 ‘긴급 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이었다. 4개월후인 8월 12일 밤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6개 부분 오역(誤譯)’을 했으며 ‘한국인의 인간광우병 발병 확률이 94%’라고 오도(誤導)한 점, 주저앉은 소를 ‘광우병 걸린 소’로 단정한 점 등을 공개사과했다. 대법원 2부가 2011년 9월 2일 상고심에서 확정판결을 내린 후, 엄기영 MBC 사장은 3일후인 9월 5일 밤 뉴스데스크 방송 첫머리에서 사과방송을 하고 거의 모든 일간신문에 사과광고를 실었다. 가짜와 왜곡, 날조 가득한 저질(低質) 프로를 내보냈음을 만천하에 인정한 것이다. 이런 가짜 방송에 온 국민이 속아 나라 전체가 엄청난 혼란을 겪고 에너지를 허비했다.”

MBC는 2008년 8월 12일 밤 뉴스데스크를 마친 뒤 PD수첩 광우병 방송에 오역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사과방송 자막을 내보냈다. 이에 앞서 같은날 오후 열린 MBC 확대간부회의에서 엄기영 사장은 “시청자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사과드린다”고 말했고, 이어 2011년 9월 5일 또다시 공개 사과했다./조선일보DB

- 30여년 기자로 일하다가 거짓과 왜곡 등과 치열하게 싸우는 이유가 궁금하다.

“연합뉴스 퇴임 1년 전 경기대 대학원에 입학해 북한 정치·이데올로기를 파고 들었다. 그런데 공부를 할수록, 북한은 거짓과 왜곡·조작·날조로 세워져 버티는 나라라는 생각이 분명해졌다. 그래서 해방 70년을 맞은 2015년에 <북한 교과서 대해부>라는 두꺼운 책을 냈다. 100% 북한 교과서와 당의 공식 문건을 갖고 근거해 썼다. 북한 교과서는 세계 최고(最高)의 거짓말과 날조의 총집합체이다.”

-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렇나?

“김일성의 항일 운동을 왜곡 날조한 것은 기본이고, 김정일이 태어난 날(1942년 2월 16일) ‘하늘에서 16명의 신선(神仙)이 내려와 절하고 큰 별이 떴다’는 표현부터 그렇다. 북한 교과서와 노동신문 등은 1948년 9월 조선 인민공화국 창건에 남한 유권자들이 참가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해 8월 북한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 북한 유권자 99.97%가 뽑은 북측 대의원 212명과 남한 유권자 77.5%가 뽑은 남측 대의원 360명이 참가했다고 적고 있는데,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자 날조(捏造)이다.”

서옥식 부회장이 2015년 11월 출간한 책 <북한 교과서 대해부>. 거짓과 왜곡 조작 날조를 가르치는 사회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614쪽 분량이다./송의달 기자

◇“거짓·날조로 세워져 버티는 북한”

그의 이어지는 말이다.

“뿐 만 아니다. 고구려 귀족의 무덤을 발굴해 놓고 거기서 ‘단군(檀君)의 뼈가 나왔다’면서 단군릉(陵)으로 조작했다. 평양 대동강을 인더스강, 황하강, 메스포타미아(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일대), 나일강과 함께 세계 5대 문명의 발상지라고 교과서는 기술하고 있다. 김일성의 항일 독립운동은 날조과장하면서 우리 민족 최대의 항일무장 투쟁인 청산리 대첩과 봉오동 전투는 교과서에 기록조차 않고 있다.”

북한이 1993년 발굴해 단군과 그 부인의 무덤이라고 주장하며 높이 22m, 너비 50m 규모로 다시 쌓은 단군릉. 평양시 강동군 대박산 기슭에 있다. 이에 대해 한국과 세계 역사학계는 "진짜 단군릉이 아니라 조작됐다"고 판단한다./조선일보DB

- 거짓말과 왜곡, 조작, 오보 등이 대한민국에서도 갈수록 늘어나는 것 같다.

“그렇다. 광우병 촛불 난동사태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 시위를 시작으로 천안함 폭침,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전자파 성주 참외’, 최근엔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등을 둘러싼 가짜뉴스와 괴담이 끊이지 않고 난무하고 있다. 김대업이라는 사기꾼에 의해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좌지우지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가짜 뉴스와 괴담들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널리 전파되고 있다.”

- 2013년에는 <오역의 제국 : 그 거짓과 왜곡의 세계>을 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

“통신사 외신부 기자로 13년 근무하면서 1만건이 넘는 외신 기사를 번역했다. 번역은 인류의 지적(知的) 성과물을 공유하는 수단이다. 한 사회의 지적 번영(繁榮)은 번역에 의해 촉발된다고 볼 수 있다. 외국어 뉴스를 우리말로 옮겨 전달하는 외신기자는 ‘번역가’이다. 그런데 너무 많은 오역이 한국 사회에 혼란과 낭비, 질적(質的) 하락을 낳고 있다.”

사드 배치 반대 진영의 주장과 달리 성주 참외는 주한미군 부대는 물론 대만 등으로 수출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2023년 봄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커미서리 청과물 코너에서 판매되고 있는 성주 참외/조선일보 독자 제공
서옥식 대한언론인회 부회장이 2019년에 발간한 <가짜 뉴스의 세계>는 694쪽, 2013년에 낸 <오역의 제국>은 663쪽 분량이다./송의달 기자

◇ “MBC 광우병 PD수첩 오역과 조작만 30여곳”

- 그런 주장을 입증하는 통계나 자료가 있나?

“조금 오래 됐지만 2004년 우리나라 영미(英美)문학연구회가 국내에 번역된 영문학 작품 573종의 번역본을 검토한 결과, 이 가운데 독자들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은 61종(11%)에 그쳤다. 소설의 경우 추천본이 전체 번역본의 6%였다. 대학교수 같은 지식인이 번역한 소설 100권 가운데 94권은 믿고 읽을 수 없는 책으로 판명된 것이다.”

서 부회장의 이어지는 말이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2008년 MBC TV의 PD수첩 광우병 프로그램만 해도 30여곳에 오역(誤譯)과 조작(操作)을 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미리 내린 결론에 꿰맞추기 위해 전혀 다른 ‘광우병’과 ‘인간 광우병’을 섞어 조작한 것이다. PD수첩의 오역·오보로 촉발된 광우병 촛불시위로 약 100일간 서울 시내 도심이 무법(無法)천지가 됐고, 이로인한 손실·손해 등 사회적 비용은 4조원에 육박했다.”

2008년 6월 정차권 당시 한림대학교 임상영양학전공 교수(사진 맨 오른쪽)가 '광우병 기만보도, MBC는 사과하라' 등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 한국은 왜 이렇게 ‘사실(事實)’은 팽개치고 거짓말·왜곡이 넘쳐나는 사회가 됐나?

“공자(孔子) 얘기로 대답하고 싶다. 2500년 전 공자는 세상을 바로잡는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정명(正名), 즉 이름을 바로잡는 것을 꼽았다. 달리 말하면 이름이 바르지 않는 용어 사용이 세상을 어지럽힌다는 말이다. 공자 사상이 지금도 동양사회에서 견고하게 군림하는 것은, 그가 정명을 통한 ‘개념’에 철저해서다. 공자는 ‘술이부작(述而不作)’, 즉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하되 지어내서 쓰지 않는다’는 정신에도 투철했다. 공자도 가짜와 거짓에 정면으로 맞서 싸웠다.”

- ‘정명’은 곧 ‘사실(fact) 존중’인 듯 하다.

“그렇다. 공자 자신이 ‘사실’과 ‘개념’에 철저하고 완벽을 기했기에 그의 사상이 지금도 빛을 발하며 인정받고 있다. 이는 오역, 왜곡, 거짓말, 날조를 당연시하는 우리 사회에 큰 경종(警鐘)을 던진다. 우리나라도 ‘사실이 이끄는 사회(fact-driven society)’가 돼야 한다. 소통 부재와 사회적 양극화, 엄청난 비용 낭비는 상당부분 ‘사실’ 확인에 게으르고 느슨한 악습(惡習)에서 기인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韓 사기 범죄율 세계 1위...무고죄, 日 보다 38배 많아”

- 그래선지 한국인들은 거짓말에 관대하고 거짓말에 익숙한 것 같다.

“대한민국처럼 거짓말이 넘쳐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법무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사기(詐欺) 범죄 건수는 2011년 22만건에서 2020년 35만건으로 10년 새 60% 늘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사기 범죄율이 1위이며, 14세 이상 국민 100명당 1명꼴로 매년 사기를 당한다는 통계도 있다. 17세기 조선에 왔던 네덜란드 선원 하멜(Hamel)은 ‘표류기’에서 ‘조선인들은 남을 속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잘한 일로 여긴다’고 했다. 지금 한국 정치인들은 대놓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 승부 조작에 가담한 스포츠 선수와 사실 확인도 없이 툭하면 선동 시위에 나서는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 일본과 비교하면 어떤가?

“2016년 6월 14일 일본의 경제전문지인 ‘비즈니스 저널’은 한국 경찰청 통계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2013년 한국에서 위증죄로 기소된 사람은 3420명, 무고(誣告·사실이 아닌 일을 거짓으로 꾸미어 해당 기관에 고소하거나 고발하는 일)죄와 사기죄는 각각 6244명, 29만1128명이다. 한국과 일본의 인구 규모를 감안하면, 이는 일본 보다 165배 많다.’ 무고죄와 위증(僞證·거짓으로 증명함)죄 건수는 2007년 통계 기준 한국이 일본보다 24배, 38배 정도 각각 더 많다. ‘죽더라도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자’고 외친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 선생의 유지(遺旨)를 우리는 실행하기는커녕 거꾸로 가고 있다.”

도산 안창호(安昌浩) 선생은 생전에 한국 동포들에게 "우리는 죽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말자"고 거듭 역설했다. 그는 '정직이 곧 애국'이라는 마음을 안고 일본강점기 때 순국했다. 안창호 선생(사진 왼쪽), 1919년 10월 상해 임시정부 국무원들과 함께 한 안창호 선생(오른쪽)/조선일보DB

서 부회장은 이어서 말했다.

“내 개인 블로그에도 올렸는데, 2017년 현대경제연구원은 가짜 뉴스로 인한 우리나라의 연간 피해액을 30조원으로 추정했다. 2009년 삼성경제연구소는 가짜 뉴스와 거짓말 등으로 인한 불신·혼란 같은 사회적 비용이 최소 82조원에서 최대 246조원이라고 밝혔다. 246조원은 그해 우리나라 예산하고 맞먹는 숫자이다. 거꾸로 말하면 정직하고 사실·진실 확인에 힘쓴다면 사회적 신뢰와 효율 상승 같은 긍정적 효과가 엄청나다는 얘기이다.”

◇“記者는 거짓과 사실 구별하는 전문가”

서옥식 부회장은 2014년까지 약 10년 동안 6개 국내 대학에서 초빙교수 등으로 정치학을 강의했다. 당시 그는 ‘서사실(徐事實)’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념의 좌우를 떠나 사실(fact·팩트)에 집요할 정도로 철저하다는 이유에서였다.

- 30여년 기자 생활을 했는데 ‘기자(記者)’라는 직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기자는 전문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이다. 거짓과 사실을 구별해 주는 스페셜리스트여야 한다. 초등학생부터 90대 노인까지 모두 뉴스와 정보를 발신하는 시대에 기자가 차별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얼마나 ‘사실 확인’에 철저하고 충실하느냐이다. 한때 우리 언론에 ‘~알려졌다. ~전해졌다’ 같은 표현의 기사가 많았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 된 이젠 재미없더라도 사실(팩트) 확인을 거친 것만 기사로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론이 더 큰 불신을 받아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그는 “1류 언론과 3~4류 언론의 결정적 차이는 사실 확인에 충실하느냐, 맥락을 깊이있게 제대로 분석하느냐에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 기자는 무엇보다 ‘진실 확인자(Authenticator)’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 최근엔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와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둘러싼 괴담(怪談)이 분분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이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0년 8월 작성한 보고서는 ‘한국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의 영향을 받은 물고기를 섭취해 받게될 연간 방사능 피폭량은 0.0000000035mSv으로 흉부(胸部) X레이를 한 차례 찍을 때의 피폭량인 0.05mSv과 비교하면 1000만분의 1 정도’라고 밝혔다. 최근 어떤 연구소는 그 비율이 10만분의 1이라고 했고, 또 다른 곳은 1조(兆)분의 1이라고도 했다. 어느 쪽이든 국민 건강에 거의 무해(無害)하다는 게 과학자들의 일치된 연구 결론이다.”

출처=한국원자력연구원, 그래픽=조선일보 디자인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주변에 있는 오염 처리수 저장 탱크들/조선일보 DB

- 그런데도 적지 않은 국민들이 괴담과 가짜 주장에 흔들리고 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과 진실을 부정하고 정치 공세를 퍼붓는 정치인 탓이 크다. 하지만 주견(主見) 없이 거짓 주장에 동조하는 국민도 큰 문제이다. ‘분별력없는 국민이 정치와 나라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 닮아가는 한국...가짜·조작·생떼 급증”

- 2000년대 들어 한국 사회도 북한을 닮아 가짜·조작·선동·왜곡, 생떼 쓰기가 급증하는 것 같다.

“동감이다. 원래 조작과 왜곡, 날조, 선동의 원조(元祖)는 북한인데, 이게 대한민국으로 전염 확산되고 있다. 이는 북한의 대남(對南) 공작에다 그를 수용하고 따르는 한국내 친북·종북(親北·從北) 세력이 호응하며 세(勢)를 불린 결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가짜와 조작, 왜곡, 선동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망치는 원흉(元兇)이라는 점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는 높은 사회적 신뢰와 건강한 개인의 자율에 기초하고 있는데 가짜와 왜곡, 선동은 이것들을 갉아먹고 해체시키는 암적(癌的) 존재이다.”

- 이런 현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사회의 정신과 방향을 이끄는 언론인과 학자, 법률가, 지식인 등이 ‘사실’을 중시하고 철저해 ‘사실이 이끄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대중적 인기로 먹고 사는 정치인과 연예인들도 따라하며 달라진다. 더 시급한 것은 자유·민주·인권을 중시하는 우파가 좌파의 본질과 속성을 꿰뚫고 새롭게 각성(覺醒)하는 일이다.”

1917년 3월과 11월 두 차례 혁명으로 전제군주국이었던 러시아 제국을 무너뜨리고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인 러시아 소비에트 공화국(소련)을 탄생시킨 블라디미르 레닌(왼쪽)과 이오시프 스탈린/조선일보DB

◇“좌파는 ‘거짓을 진실로 만드는 기술자들’”

- 무슨 말인가?

“러시아 혁명의 주역인 레닌은 <제국주의론>에서 ‘공산주의자란 모름지기 법 위반과 거짓말(lies), 속임수(deceptions), 은폐(cover-ups)를 예사로 해야 한다’고 했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은 ‘좌파는 거짓을 진실로 만드는 기술자들’이라고 했다. 한국 사회에서 급증하는 가짜와 거짓말, 조작과 날조는 대부분 좌파의 작품이다. 우파가 이를 일과적 현상이라며 순진하게 대응하는 순간 몰락하게 된다. 지금은 ‘문화 전쟁’ ‘용어 전쟁’ ‘역사 전쟁’이 전방위로 펼쳐지는 숨가쁜 전쟁 상황이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2010년 모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 20대 초반 세대는 ‘지난 100년간 한국의 훌륭한 인물’ 1위로 노무현 대통령을 꼽았다. 이에 대해 나는 그해 5월 노무현의 연설문집과 유고집 등에 근거해 그가 대한민국을 얼마나 폄훼하고 저주한 사람인지 분석한 책을 냈다. 지난 5년간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을 파괴한 문재인 대통령의 실체를 해부한 ‘문재인 망언록(妄言錄)’을 준비하고 있다.”

서옥식 대한언론인회 부회장이 2014년에 낸 책. 2010년 출간한 <故 노무현 대통령의 말 말 말>을 개정증보했다. 사실(fact)의 기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든 발언에 일자와 장소가 적혀 있다.

◇‘광우병 연예인 40명’ 전체 명단

배우 김규리(김민선), 방송인 김구라, 희극배우 겸 방송인 김미화, 배우 이동욱, 래퍼 겸 음악 PD 송백경, 탤런트 김가연, 탤런트 서민우, 방송인 하리수, 힙합가수 김디지(김종원), 가수 세븐, 가수 이하늘, 가수 김희철, 배우 김부선, MC 박미선, 가수 프라임, 배우 이준기, 배우 문소리, 배우 권해효, 가수 김상혁, 가수 메이비, 가수 이승환, 가수 김지우, 탤런트 박용하, 배우 최진실, 배우 함소원, 탤런트 지진희, MC 정재환, 탤런트 이주현, 가수 윤도현, 탤런트 유아인, 모델겸 탤런트 송미라, 탤런트 박철민, 방송인 배칠수, 가수 윤종신, 가수 이소라, 희극배우 박준형, 배우 김래원, 탤런트 맹봉학, 아나운서 허일후, 아나운서 오상진

[출처] 서옥식 개인 블로그 (sansib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