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는 작은 생각 - 이의웅
바람 앞에 서 있는 버드나무 가지
긴 장마에 무겁게 쳐져 있다
내내 푸르지 못할 무딘 흔들림
잎새마다 맺힐 붉은 선혈이 아프다
가을이면 저려오는 세월의 갈등
한 세상 습관처럼 배여 있는 회한이
빈 공간을 메우고
켜켜이 쌓인 욕망이 허공중에 흐른다
한 번도 누굴 위해 痛悔하지 않았는데
한 번도 남을 위해 선혈 뿌리지 못했는데
이렇게 서성거리고 있는 것은
이 가을에는 벗기지 못해 품어 온
젖은 비린 냄새 낙루로 떨쳐 버리고
선혈 같은 붉은 넋으로 기도를 해야겠네
痛悔를 해야겠네, 누더기 같은 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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