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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맞는 작은 생각 - 이의웅

Joyfule 2010. 8. 30. 10:28
        
         
        가을을 맞는 작은 생각 -  이의웅  
        바람 앞에 서 있는 버드나무 가지 
        긴 장마에 무겁게 쳐져 있다 
        내내 푸르지 못할 무딘 흔들림 
        잎새마다 맺힐 붉은 선혈이 아프다 
        가을이면 저려오는 세월의 갈등 
        한 세상 습관처럼 배여 있는 회한이 
        빈 공간을 메우고 
        켜켜이 쌓인 욕망이 허공중에 흐른다 
        한 번도 누굴 위해 痛悔하지 않았는데 
        한 번도 남을 위해 선혈 뿌리지 못했는데 
        이렇게 서성거리고 있는 것은 
        이 가을에는 벗기지 못해 품어 온 
        젖은 비린 냄새 낙루로 떨쳐 버리고 
        선혈 같은 붉은 넋으로 기도를 해야겠네 
        痛悔를 해야겠네, 누더기 같은 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