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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기도의 종류와 그 내용

Joyfule 2015. 1. 2. 11:47

 

  기도 - 공중기도의 종류와 그 내용

 

 -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실천신학 교수/ 이 정현 -

 

Ⅲ. 각 공중기도의 전반적인 내용

 

2. 참회기도(confession of sin)

  1) 의의

  죄가 있는 상태로 하나님의 은혜를 입을 수 없으므로 예배의 서두 부분에 죄를 회개하는 기도를 한다. 예배행위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분의 용서가 우리를 깨끗케 해야 한다는 것은 논의할 여지가 없이 명백하다. 하나님께서 가인의 예배를 받지 않으신 원인 중의 하나가 '그에게 선한 행함'(창4:5-7)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편기자는 "내가 내 마음에 죄악을 품으면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리로다"(시66:18)라고 함으로 마음의 죄악을 품은 채 하나님께 나갈 수 없음을 말한다. 또한 이사야의 주장처럼 "여호와의 손이 짧아 구원치 못하심도 아니요 귀가 둔하여 듣지 못하심도 아니라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나님 사이를 내었고 너희 죄가 그 얼굴을 가리워서 너희를 듣지 않으시게 함이니"(59:1-2)라고 하셨다. 다른 선지자들의 일관된 외침 중의 하나 역시 죄를 품고 제물을 가져온다 해도 하나님께서 열납지 않으시며 하나님이 가증히 여기신다는 것이다. 예수님도 제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형제와 불화한 것이 있으면 먼저 가서 화목한 후에 예물을 드리라고 하셨는데 여기에서도 은혜의 보좌 앞에 이르려면 회개가 선결조건임을 알 수 있다.

 죄의 고백이 예배 전에 있어야 하는가 아니면 예배의 서두 부분에 위치해야 하는가는 큰 문제가 아니다. 물론 알멘의 주장대로 '기독교 예배는 축제이며 종말론적인 환희가 넘치는 것이어야 함으로 죄의 고백은 환희의 어조가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죄의 고백은 본래의 예배의식이 시작되기 전에 있어야 마땅하다'(von Allman 1965:164)고 보지만 그러나 현실적으로 범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예배에 임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예배의 한 순서로 넣는 것이 불가피하다. 알멘도 이것을 차선책으로 인정하며(von Allman 1965:165) 대부분의 예배학자들도 여기에 동의한다. 죄의 고백은 계시된 하나님의 뜻과 인격 앞에서 지정의로 자신의 죄책을 시인하는 것이다.

 

  2) 역사적 배경

  초대교회 문서인 디다케(Didache)를 보면, 성례에 관한 설명 중 "주일에 당신의 죄를 고백하고..."라는 글이 있다. 그러나 이것이 죄의 고백을 말하는지, 일종의 신앙고백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맥스웰이 제시한 3세기 후반이나 4세기 전반에 사용되었던 예식의 전형적인 구조에 '세례문답자와 회개자를 위한 집사의 연도'(Maxwell 1936:17)가 있지만 회개자(penitents)가 공적예배순서를 따라 회개하고 집사와 회개자 사이의 연도(litany)로 사죄선언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중세시대의 예배의식에도 죄의 고백, 용서의 간구 그리고 사죄 선언의 순서는 나타나지 않다가 종교개혁시대에 본격적인 예배순서로 등장한다. 그러나 루터와 그 계열의 교회에서 사용했던 루터의 독일미사에는 찾을 수 없고, 쯔빙글리의 독일예전에서는 두 곳의 암시적인 표현만 볼 수 있다. 회개기도와 사죄선언에 대한 가장 확실한 기록은 부쳐의 '스트라스부르그 예전'과 칼빈의 '프랑스 예전'에서 찾을 수 있다.
  존 낙스는 예배의 시작을 '죄의 고백'으로 했으며,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은 하나님께 드리는 공동예배의 처음 부분에 "사람의 사악함과 인간은 감히 하나님께 가까이 갈 가치도 없음과 하나님의 크신 일을 감히 할 능력이 전혀 없는 지극히 연약함"을 고백하는 기도가 있고, 설교 전 중보기도(Intercession)와 더불어 '고백의 기도'가 또 나타난다. 이 고백의 기도는 회중의 기도라기보다는 매우 긴 목회적 기도이다(Westminster Directory에는 약 13가지의 죄목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순서가 한국장로교회, 감리교회, 성결교회에서는 고정된 순서로 들어있지 않다. 교단의 예식서에는 순서가 있으나 실제로는 행하지 않는 개교회가 많은 것이다. 스코틀랜드와 미국교회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개신교회가 예배순서로 '죄의 고백과 용서'를 즐겨 사용치 않는 것은 천주교의 예배의식을 의식한 탓이며, 기록된 기도문의 철폐라는 경험위주의 신앙을 주장한 19, 20세기의 부흥운동(특히 영국의 퓨리탄과 회중교회들은 기도란 개인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여야만이 참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해 왔다. 그래서 기록된 기도문은 개인과 하나님과의 만남을 저해하는 요소로써 오히려 싫증을 갖게 하는 요인이 많다는 주장을 펴면서 예식서에 나오는 기도문의 활용을 예배 가운데 거부해 왔다. cf. Davies 1986:191-192)의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예전회복운동이 19세기 말부터 일어나면서 종교개혁자들이 그토록 소중히 여기던 '고백의 기도'라는 순서에 새로운 가치성을 찾게되어 그후 개신교 예배 속에 이 순서가 다시 등장하게 되었다.

 

  3) 내용

  개인의 죄든 회중의 죄든 민족의 죄든 죄가 용서되기 위해서는 죄의 고백이 선행되어야 한다. 종교개혁자들 중 부쳐와 칼빈은 이 부분을 중요시하여 이 순서를 예배의 서두에 두었으며(청교도들이 사용했던 Savoy Liturgy에도 동일함) 또한 그 내용에 있어서도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죄의 고백(confession of sins), 용서를 비는 기도(plea for forgiveness), 그리고 말씀을 통한 사죄의 선언(scriptural words of pardon)이다. 공중기도 시에 드려야 할 기도내용으로는 개인과 회중과 민족의 죄를 자백해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간음, 살인, 우상숭배, 백성을 올바로 다스리지 못한 죄, 토색, 불의, 이방인과의 통혼, 거짓말, 사랑하지 못한 것, 율법파괴, 기타 등등이다. 이런 것을 낱낱이 고백한 후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에 근거하여 용서를 구하고 사죄의 말씀으로 확신한다(요일1:9, 마11:28, 시51:17, 시103:11-12, 미7:19, 딤전1:15). 이 기도를 실제로 시행하는지 몰라도, 통계자료에 의하면 210개 교회 가운데서 76.7%의 교회에 이 순서가 없었다.

 

  4) 실제

  "사랑의 하나님, 그 동안도 우리들은 길 잃은 양처럼 주님을 떠나 세상에서 방황하여 왔습니다. 우리 마음속의 욕망과 계략을 따르면서 하나님의 법을 어겼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고 행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행하였습니다.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함이 마땅하지만 이기심과 교만한 생각으로 우리만을 위하여 살았습니다. 남들 앞에 위선자가 되기도 했고 거짓말을 사실처럼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심각한 이 민족의 죄악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곳곳에서 우상숭배와 음란하고 퇴폐적인 일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부정부패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서로간의 신의를 저버리고 있습니다. 이 같은 죄악들을 겸손히 통회하며 자복하오니 용서하옵소서. 주님의 한없는 인자하심으로 우리의 죄를 가리워 주옵시고 정결케 하옵소서. 그리하여 다시는 반복적인 죄에 빠지지 않게 하옵소서. '너희 죄가 그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사함을 얻으리라'하심을 믿고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 기도를 예배 중 다양한 방법으로 실행할 수 있겠지만 다음의 한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이 기도 시간에 지난주 주일 낮 성경 본문을 읽는다. 그리고 지난 주 들었던 메시지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한다. '우리가 이러한 말씀을 들었는데 한 주간동안 이 말씀대로 살았는지 살펴보며 잘못한 것을 회개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기도로 유도한다. 오르간 연주의 시작과 함께 낮은 목소리로 개인의 죄를 자복한다. 이어서, 말씀을 통한 사죄의 선언을 한 후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으로 마친다.
 

참고로, 소망교회의 곽선희 목사가 실행하고 있는 방법도 소개한다. 곽 목사는 먼저 공동적인 회개를 본인이 한다. 이어서, '이제는 하나님과 나만이 아는 죄를 묵묵히 고백합니다' 라고 말함으로 개인의 죄를 고백할 수 있도록 약간의 시간을 준다. 그리고 용서의 말씀으로 사죄를 확신한 후 기도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