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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 노닐다 - 오주석 유고집

Joyfule 2012. 2. 27. 09:07

그림 속에 노닐다 - 오주석 유고집/오주석 (지은이), 오주석 선생 유고간행위원회 (엮은이) | 솔출판사

 





<한국의 미 특강>과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의 저자인 고(故) 오주석 선생의 3주기를 맞아 미간행한 글들을 모아 엮은 책. 잊혀져가는 옛 그림들 속에서 찾아낸 선인들의 정신세계와 은은한 삶의 향기, 그리고 미의식을 일반인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풀이했다.

특히 이 책은 전통 문화와 옛 그림에 대한 해설뿐 아니라 평범한 삶의 진실성을 담고 있다. ‘일월오봉병’을 예로 들 수 있다. 저자는 동양철학의 기본인 음양오행의 틀을 가지고 평범한 삶 속에서 자연을 배워 우주의 질서를 완성시키는 진정한 예술을 설명한다.

저자 특유의 생명에 대한 사랑은 책에도 잘 드러나 있다. ‘모계영자도’의 닭 그림 한 장에서 도타운 모정과 우리 조상들의 착한 심성을 읽어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담백하고 반듯한 문장으로 옛 사람들의 꾸밈없는 일상과의 만남을 선사하는 것.

옛 그림을 재미있게 감상하는 법을 설명하고 우리 겨레 문화에 대한 저자의 진중한 해설이 이어지는 구성을 취했다. 책 곳곳에 고인이 된 저자가 생전에 느꼈던 일상의 작은 행복의 감정들이 잔잔하게 베어 있다. 이어서 ‘정조대왕 서거 200주년 추모전’에 선보인 비문 글씨가 소개된다. 이를 통해 정조 시대의 학문과 문화, 그리고 복잡했던 정국에 대한 설명까지 이어진다.



진짜와 가짜가 있다. 가짜란 진짜와 꼭 닮았으나 기실 아주 고약한 것이니, 공자가 가짜 선비를 깊이 미워했던 것은 그것이 참 선비를 해치는 까닭이었다. 옛 그림에도 진짜와 가짜가 있다. 그러나 미술품의 진위 판별이란 생각 밖으로 수월할 수도 있다. 음악 감상에 비유해보자. 위대한 예술가의 연주와 서툰 학생의 연주는 1분도 안 돼서 금세 판가름이 난다. 두 사람이 연주하는 내용물은 같다. 그러나 움도 그걸 말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겉모양새의 비슷함이 아니라 내면의 예술적 생명이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는 감상자는 곡을 듣고 누구 연주인지 몇 살 무렵의 연주인지까지도 곧 알아차린다. - 본문 73쪽에서

오늘, 서기 2000년 10월 14일,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혹시 남의 등 위에 업혀 정신을 잃고 있지는 않은가? 길에는 차가 넘치고 가게에는 먹거리가 넘치지만 정신은 과연 어떠한가? '체제공 초상화'의 사팔뜨기 눈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거기에는 한 점의 거짓도 없기 때문이다. 한 나라 재상의 지위에 있는 인물은 모름지기 이와 같아야 한다. 자신부터 꾸밈없이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진실 위에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 본문 128쪽에서



오주석 -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같은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코리아 헤럴드」지 문화부 기자를 거쳐 호암미술관 학예연구원,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등 12년 간 큐레이터를 지냈다. 서울대, 이화여대, 한신대 등에서 한국회화사를 강의했고, 중앙대 겸임교수와 연세대 영상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2005년 2월 백혈병으로 생을 마쳤다.

지은 책으로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단원 김홍도>(1998 문화부 선정 우수학술도서),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우리 문화의 황금기 - 진경시대>(공저, 1998 백상출판문화상 수상), <단원절세보>(공저)가 있다. <단원절세보>는 영문판으로도 번역되었다.

작품을 읽는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작품이 전하는 사실을 읽는 것은 처음 단계요, 작품이 전하는 아름다움(미술양식)을 파악하는 것은 그 다음이요, 작품이 전하는 진리를 깨닫는 것이 종착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단계에도 제대로 이르는 사람이 드물다. 그러나 그 세 가지를 다 읽었기에 죽음을 앞두고 첫 수필집을 생전에 내려고 했을 것이다. 하늘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편히 잠들기를. - 강우방(엮은이)

    

차례

간행사 하늘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1부 바로 보기의 어려움
바로 보기의 어려움1
바로 보기의 어려움2
옛 그림에 깃든 마음
조선 국왕은 참여예술가였다
역원근법에 깃든 마음
미켈란젤리와 이인상

2부 옛 그림 읽기
'한국인의 얼굴' 왜 포기하나
일본 표구에 갇힌 '송하맹호도'
'그대 마음'만큼만 보이리
'돈'빼고 '빈 마음'으로 보라
'음양 조화'깨져 있는 태극기
예술품은 시대의 '거울'
지폐 속 위인들의 '가면'
우리는 역사 앞에 떳떳한가
예술에도 국경이 있더라
국악가락 닮은 우리 산하
'세한도'에 밴 사제의 정
문화재의 '싸구려 거래'

3부 어처구니를 찾아서
천덕꾸러기 겨레 문화
어떤 것들은 그대로 남겨둘 때 가장 잘 간직된다
찢어진 태극기

4부 정조대왕을 기리는 마음
'정조대왕 서거 200주년 추모전'을 열면서
정조어필
명신어필
집자비문
화성유적
'정조대왕 서거 200주년 추모전'마무리에

5부 낙숫물 소리 듣는 행복
멘델스존과 김홍도
기타와 거문고
수원 만둣집 아저씨
멋지고 의리 있는 도적 이야기 '수호전'
한 순간도 가볍지 않게
낙숫물 소리 듣는 행복

추모글 오주석을 기리며
미완의 대기, 오주석
외우 오주석을 추모함
오주석을 기억하며
학문의 도반, 오주석-그와 함께 한 기쁜 순간들
인왕산이 참 좋지요


    

봄날, 영혼의 떨림으로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옛 그림 속 선인先人들과의 유쾌한 조우!

옛 그림 속에 숨겨진 재미있는 이야기와 옛사람들이 누렸던 참자유의 삶!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우리 겨레 문화에 대한 저자의 진중한 해설에 이어, <정조대왕 서거 200주년 추모전>에 선보인 비문 글씨에서는 정조의 효심, 태평시절의 기상, 학자 정조의 학예 실력, 당대 문화의 풍요성과 다양성, 그리고 탕평 정국의 복잡미묘함까지 두루 느껴볼 수 있다. 저자가 일상에서 느꼈던 작은 행복의 감정들, 전통회화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을 보고 즐기는 기쁨 등을 잘 정리하고 있다.

마음 한 구석 텅 빈 느낌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영혼을 채워줄 옛 그림과의 행복한 만남!
故 오주석 선생과의 정다운 해후!

1. 한국 회화의 본질을 국민들에게 널리 편 최초의 학자, 故 오주석 선생의 3주기(2008년 2월 5일)를 맞아 미간행 글들을 모아 엮은 책으로, 그 풀이의 명쾌함과 함께 독자의 범위를 넓힌 점에서 한국 회화사 연구의 새 길을 연 책이라 할 수 있다.

2. 역사와 미술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재미있게 따라갈 수 있게 구성되어 있으며, 옛 사람들의 일상과의 만남을 통해 현재의 삶에서 채울 수 없는 여유와 낭만 그리고 멋을 느껴볼 수 있다.

3. 대중의 눈과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려고 했던 자세로 쓰여졌으며,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