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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목회칼럼 117. 초석을 만드는 사람

Joyfule 2007. 12. 18. 03:08
 
김지성목회칼럼 117. 초석을 만드는 사람     

제가 어릴적 다니던 교회 정면 하반부에는 조그만 머릿돌이 있었습니다.  
그 머릿돌에는 ‘썩어지는 밀알이 되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교회 정문에 들어서면 보이는 머릿돌인지라 
그 글을 자주 접하게 되어서, 자연히 제 머릿속에 깊이 각인된 글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때는 어린 시절인지라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그 글을 머릿속에 담았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서 저는 목회자가 되었고, 교회를 세워가는 위치에 있게 되니 
그 글의 진정한 의미를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번 한국방문시 어릴 적 다니던 그 교회를 가보았습니다. 
이미 크게 성장하여 대형교회의 반열에 들어선 교회였지만, 
어릴적 보았던 그 머릿돌은 여전히 거기에 있었습니다.  
어릴적 머릿돌의 그 글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지만, 
목회자가 되어 다시 찾아간 그 교회의 머릿돌은 진한 감동과 더불어 
그 뜻을 분명하게 저에게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교회의 현재가 있기까지 ‘초석’을 이룬 그 어느 누구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름답게 세워진 교회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의 눈물, 그리고 헌신.  바로 그것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광활한 미대륙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도로망.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프리웨이를 달리다보면 단조로운 지루함 때문에 졸음이 쏟아져 내립니다.  
이길은 언제나 끝이나나.  그런 불평스러운 마음으로 운전을 하는 때가 참 많습니다.  
그럴 때 현재 편안하게 자동차를 몰 수 있는 이 쾌적한 도로를 
누군가가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갑자기 자동차 운행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단조로운 운전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불평의 마음이 사라집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편리함의 배후에는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흘린 땀과 눈물이 있었습니다.  
북가주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금문교’.  
건축학적으로 최대의 걸작중 하나로 평가받는 훌륭한 건축물입니다.  
끊임없이 불어오는 태평양의 날카로운 바람에도 요동함없이 육중한 자태를 뽐내며, 
샌프란시스코의 교통을 편리하게 만들어준 ‘금문교’도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생생하게 기록해 놓고 있었습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우연히 만들어진 것은 없습니다.  
시간, 재정, 헌신, 눈물, 땀과 더불어 만들어지고 세워진 것입니다.  
그것을 처음 보는 사람은 이미 그 자리에 있는 건물이나, 건축물을 보면서 
“이곳에 이런 건물이 있구나..”라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에 감동이 없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 교회에도 수많은 분들이 남몰래 남기신 그런 수고가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초석’이란 눈에 보이는 상징적 내용물은 없지만, 
그러나 모든 헌신은 보이지 않는 초석으로 존재합니다.  
저의 눈에는 그 초석이 보입니다.  
지금까지 눈물과 헌신으로 교회를 일구워오신 
수많은 분들의 희생을 담은 그 초석이 말입니다.  
그리고 그 초석을 대하면서 저 스스로에게 다짐합니다.  
새로운 사역을 위한 또 다른 초석이 되겠노라고 말입니다.  
아름다우며 새롭게 세워져갈 우리의 자랑스러운 교회를 믿음으로 마음에 품으면서 말입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하며
목양실에서 김지성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