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성을 위한 ━━/Joyful묵상노트

나는 간이 큰 여자

Joyfule 2020. 10. 3. 13:51

나는 간이 큰 여자 2005년도에 쓴 것 오늘은 내가 간 큰 여자인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된 날입니다. 요즘 방광염이 생겨서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는데 별로 차도가 없습니다. 전에는 일주일이나 열흘정도 치료 받으면 다 나았는데 이번엔 잘 낫지 않는거에요 비뇨기과에 가서 주사 한대 맞고 처방전 받아서 복용할 약 삼일치 가져오면 삼일후에 병원에 가서 또 주사 한대 맞고... 이렇게 이십여일을 반복했습니다. 의사의 이야기로는 왜 치료가 안되는지 이상하다고 하는군요 자기가 쓸 수 있는 약은 다 썼다고 하면서... 나는 젊었을때 부터 방광염을 자주 앓아오면서 의약,분업되기 전이라 독한 항생제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웬만한 약은 잘 안들을테니 애당초 강력한 약을 써달라고 했었지요 의사는 모든 환자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지 들은 척도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엔 3일이나 5일 정도 주사를 놓아주더니 지금은 사나흘에 한 번만 주사를 놓는거에요 그래서 매일 주사를 맞으면 바로 치료될 것이라고 했더니 매일 주사 맞으면 간에 또는 신장에 손상이 간다고 하는군요 (그렇다면 전엔 왜 그렇게 치료를 했었는지... ) 이 나흘 동안은 약도 하루에 한 번만 먹는 약이었는데 약효과가 떨어지면 또 통증이 생기는거였어요 아무튼 병원다니면서 차도가 없어서 요즘 계속 괴로웠습니다 오늘 아침만해도 통증때문에 잠이 깨어서 방광에 있는 소변을 희석해내느라고 물을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드디어 오늘 의사 선생님이 자기로써는 할 수 있는 것 다했다고 해운대역 근처 스펀즈 앞에 있는 방사선과에 가서 방사선사진을 찍으라고 하네요 "결석이 있을 때는 치료가 안될 수도 있고........" 차마 더 심한 말을 못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암일 수도 있겠군요?" (혼자서 속으로 생각했던 말을 웃으면서 쉽게 했지요) 앞으로 삼일간 주사를 놓아주겠다는 말을 듣고 약을 삼일치 사 가지고 왔습니다 전에 들은 바로는 방광암은 치료가 어렵다든데... 암이면 어떻게 하지? 더 살고 싶은데...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다 못했잖아... 여행이나 다닐가? 기도원에 들어가 기도하며 하늘나라 갈 준비나 할가? 암이라면 무얼 어떻게 해야하지? 남편이 산책을 하자고 해서 해운대 해수욕장 쪽으로 가면서 의사선생님이 들려주었던 말을 남편에게 했습니다 "자기 좋겠다. 나 죽으면 젊고 예쁜여자랑 결혼할 수도 있고!" 웃었더니 "나는 당신 없으면 못 살아!" "애게! 그런말 하는 사람은 마누라가 죽으면 화장실 가서 웃는다드라" 남편은 당장 방사선과에 가서 사진 찍어야한다고 서둘러서 아무 준비없이 방사선과에 찾아갔습니다 원장님이 의사의 소견서를 갖고 왔느냐고 하더군요 산책하다가 갑자기 왔다고 했더니 치료받던 비뇨기과를 묻고 의사와 통화를 한 후 점심 언제 먹었느냐.... 식사한 후 4시간이 경과해야 방사선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린 아침을 늦게 먹고 저녁을 일찍 먹기 때문에 점심에 사과하고 물 밖에 먹은 것 없고, 벌써 두시간 전이라고 했더니 사진 찍을 준비를 시키더군요. 방사선사진 찍기 위해서 기계 아래 뉘여놓고 주사를 놓으며 "속이 답답하거나 배가 아프면 참지말고 바로 말씀하세요" 종합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기면 곤란한 일이 많다고 했습니다 알겠다고, 난 비만이라도 혈압도 정상이고 방광외에는 다 건강하다고 했더니 혈압이 높지 않다는게 의외라는 듯이 "그래요?" 하고 놀랬습니다 안심이 되는지 기분이 좋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방광때문에 오는 환자의 방사선사진 찍을 때는 소변의 흐름을 찍기 위해서 약물을 주사하는데 그 약이 부작용이 많아서 나처럼 나이가 들고 비만인 사람은 자기들은 되도록 기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음식을 섭취할 때 탄수화물은 가급적 피하고 육류를 많이 드시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린 육류를 생선으로 대체했고 식용유도 올리브유로 바꿨다고 했더니 올리브유도 마찬가지라고 하드군요. 여기저기 사진을 많이 찍고 또 초음파검사도 했는데 "어머니! 방광도 깨끗하고 신장도 이상 없고 지방간도 없네요" 원장님의 그 소리가 마치 좋아하는 음악소리처럼 들렸습니다 "이게 간인데 지방이 있으면 허옇게 보이는데 새까맣잖아요 그리고 간이 크네요" 정말 간이 길죽하니 크게 보였다. (ㅋㅋㅋㅋ 간이 큰 여자!) 기다리는 남편에게 가서 "자기! 나 간이 큰여자래" 그랬더니 "그래 당신 간 큰여자지!" 하며 안도의 웃슴을 웃었습니다 그 원장님 왈 "간 뿐 아니라 모든 장기가 다 크네요" (ㅋㅋㅋ그러니 내가 체중이 많이 나가지....) 방사선과에 갈 때는 조금은 황당하고 뭐가뭔지 모르겠는 혼란스러운 상태였는데 방광뿐 아니라 신장도, 간도, 다 깨끗하다고 하니 그냥 날아갈 것 같은 상쾌한 기분으로 병원문을 나섰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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