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시론]선거비 원인제공자가 부담하라

 

 [노컷시론]선거비 원인제공자가 부담하라

노컷뉴스 | 권주만 | 입력 2013.04.26 10:15

[권주만 CBS 해설위원장]

4 24 재 보궐선거가 국회의원 3곳과 군수 2곳, 광역의원 4곳, 기초의원 3곳 등 전국 12개 선거구에서 비교적 조용하게 치뤄졌다.
그러나 관심은 정치적 비중이 큰 인물들이 출사표를 던진 서울 노원과 충남 부여 청양, 부산 영도에만 집중됐다.
그리고 예상한대로 안철수, 이완구, 김무성 등 3사람이 국회의원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문제는 이런 재 보궐선거가 매년 4월과 10월에 일상적으로 치러지고 선거공영제에 따라 엄청난 세금이 선거비용으로 투입된다.
선거법을 위반하는 선거사범과 중도사퇴자가 없다면 엄청난 예산과 인원을 투입해서 선거를 치룰 이유가 없다.
4 24 재 보궐선거에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세금 74억 원이 사용됐다. 이는 투자효과 등을 기대할 수 없는, 고스란히 비용으로만 투입되는 세금 낭비다.

선거에 후보들의 부정이 없었다면 투입되지 않아도 되는 세금이다. 후보들의 선거부정 결과 치러지는 재 보궐선거 비용을 국민들의 혈세로 부담하는 것이다.

올 가을 10월에 있을 재 보궐선거에는 국회의원 선거만 10여 곳에 달한다고 한다.
선거비용만 수백억원의 세금을 또다시 투입해야 할 상황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선거공영제란 미명하에 사용하지 않아도 될 선거비용을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가?
건전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차원에서라도 선거 비용 문제를 원인제공자와 정당에 부담하는 제도로 전환시켜야 한다.

물론 정당에서는 선거공영제를 위협하는 처사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후보의 선거법 위반은 유권자와의 계약관계를 후보와 공천정당이 파기하는 처사다. 따라서 후보와 공천 정당이 선거비용을 부담는 것은 당연하다.

건전한 선거문화의 정착을 통해서 금전만능 주의적이고 전근대적인 선거제도를 쇄신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총선에서 3000만 원을 들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던 부산 사상구의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를 기억한다.
선거제도의 개편을 통해서 당리당략이나 돈 선거가 아니라 공정한 정책대결을 벌일 수 있는 여건을 제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제도적인 장치마련을 통해서 해마다 두 차례씩 벌어지는 재 보궐선거를 치루지 않아도 되는 선거문화를 정착시켜 정치발전과 함께 세금 낭비를 막아야 한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선거공영제에 걸맞고 국민을 의식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신중한 후보공천과 당선자 중도사퇴 금지 등을 통해서 국민불편을 초래하는 재 보궐선거 횟수를 줄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