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젊은이에게

다치바나 다카시 - 랜덤한 세계를 탐구한다. 중에서

Joyfule 2017. 9. 1. 10:56
     
    다치바나 다카시 - 랜덤한 세계를 탐구한다. 중에서  
    P38)
    1988년 3월. 캘리포니아대학이 산타바바라에서 개최한 
    고온초전도의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서 미국에 갔었는데요. 
    그때 이론 물리학연구소라는 곳에서 
    영국인 물리학자 파이얼스 박사를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파이얼스 박사는 80세가 넘는 고령이셨는데 
    단 둘이서만 한 시간 정도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이제 와서 이런 질문을 하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도, 
    "좋은 물리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요?"
     라는 질문을 여쭈어보았지요. 그러자 박사는 세 가지 조건을 들었어요.
    우선 첫 번째는 'ability'(능력)로, 이것은 역시 기본적인 능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이겠지요. 
    두 번째는 'memory'(기억)라고 하셨어요. 
    무슨 뜻인가 하면, 지금 어떤 테마를 연구한다고 할 때 
    그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테마에 대해서도 여러 사람이 쓴 논문을 읽고 
    다른 사람이 고안해낸 방법이 무엇인지 잘 기억해 두는 편이 좋다는 뜻이에요.
    그렇게 하면 자기가 연구하고 있는 테마를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연구하면서도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분야에서 전혀 다른 접근법의 힌트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memory'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거예요.
    세 번째는 역시 'pysical intuition'이라고 말씀 하셨어요. 
    이 대답을 듣고 저 또한 제 나름대로 이 방법을 써왔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저는 'physical intuition'을 해결책으로 동원해왔으니까요. 
    막다른 길에 몰려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때, 먼저 'physical intuition'에 의지하여 
    "그 답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어"라고 정해버립니다. 
    그리고는 그 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는 방법이지요."
    P153)
    실험에서 나온 결과가 이론과 맞지 않는 것은 대부분 실험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이론을 구축하는 도중에 여러 가지 가정을 집어넣기 때문이에요. 
    모든 요인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찾아내는 것이 
    이론연구론자들이 능력이라 할 수 있는데, 
    거꾸로 이론이 틀리면 실험 결과와 정확하게 맞지 않게 되지요. 
    때로는 정말로 우수한 이론연구자가 실험의 오류를 예건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이론 쪽에 결함이 있어요.
    따라서 이론연구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것은, 
    아직 실험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이론을 구축하고 
    "이것은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