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바나 다카시 - 읽기의 힘, 듣기의 힘. 중에서
P14)
내가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언제나 새로운 발견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인간의 가장 중요한 본능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마음 ('novelty'를 좋아하는 취향)이다.
이러한 본능 덕분에 인류는 지금까지 진화할 수 있었다.
그 본능에 충실하면 항상 새로 나온 책에 손이 먼저 가지,
결코 에전에 읽은 책에 다시 손이 가지는 않는다.
'예전의 즐거움을 다시 한 번'이라는 사고에 빠지기 시작하면 인간은 진화가 아닌
퇴화의 길을 걷게 되므로 그런 날이 오지 않기를 늘 바라고 있다.
P50)
글을 쓴다는 작업은 먼저 자료 확보가 있은 다음에
그 자료를 통해 스스로 무언가를 생성하여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나 자신에게 '정보를 투입하는 과정(Input)'과
'밖으로 꺼내는 과정(Output)'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 '인풋'과 '아웃풋'의 비율을 일반적으로 'IO비'라고 합니다.
IO비가 높을수록, 다시 말해 자료를 최대한 많이 투입하여 적게 배출하면
그 압박비가 높은 만큼 많은 정보가 쌓여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대체로 100대 1 정도의 IO비가 아니면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습니다.
따라서 책 100권을 읽어야 책 한 권을 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P129)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주간지 기자생활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들으면 바로 메모를 하는 습성이 배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녹음기가 없었기 때문에 전부 손으로 메모를 했습니다.
메모를 바탕으로 원고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그런 습관이 없어서 처음부터 녹음기를 사용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녹음한 테이프를 다시 한 번 듣고 나서
원고를 작성하면 시간이 두배 세배 더 걸립니다.
그렇게 불필요하게 시간을 버리지 말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메모를 하고,
메모를 하면서 우선 내용을 요약해 두었다가,
마지막 정리를 하면서 요약하면 비로소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P151)
책을 쓸 때에는 평면적으로 넓혀가면서 쓰는 방식과 별도로,
깊이 있게 점차 심화해 가면서 쓰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에 가장 걸맞은 형식이 하이퍼텍스트 형식으로,
인터넷 세계에 가장 적합한 표현 방식이며,
이 세계 전체를 그런 눈으로 보고 그런 방식으로 읽어낼 수 있는 시대라면
문화 전체를 보는 눈, 읽는 방식도 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