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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와 고추장남의 공통점

Joyfule 2008. 4. 25. 01:00
 
        
된장녀와 고추장남의 공통점 
어느 날 갑자기, ‘된장녀’라는 말이 온 나라를 뒤덮었다. 
이 말은 외국, 특히 미국 뉴욕 문화를 무조건적으로 동경하며, 
자기 수준에 안 맞는 소비를 일삼으면서 또래 남자들에게 
상당 수준으로 ‘빈대’를 붙는 여성을 지칭하는 말이다. 
무조건적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즐기고, 외화<섹시 앤 더 시티>를 자주 보며, 
명품을 좋아하는 등 허영에 차 있는 데다 돈 많은 남자를 만나길 꿈꾸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빠진 속물 근성을 은근히 비꼰 것이다. 
된장과는 정반대 이미지를 가진 이런 여성들에게 왜 된장녀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젠장’ 이라는 말의 역구개음화, 
그리고 ‘아무리 그래 봤자 너도 한국인’이라는 뜻, 
손에 들고 다니는 스타벅스 커피색이 된장 색깔과 비슷하다는 점,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한다는 의미, 
머리에 똥(된장)만 가득하다는 의미 등이 그 이유다. 
디시인사이드 사이트에 처음 ‘된장녀의 하루’라는 글이 올라왔을 때만 해도 
많고 많은 인터넷 유머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그런데 수많은 찬반 댓글이 붙고, 남녀 성대결 양상으로 번지면서 
순식간에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대한민국 상류층을 꿈꾸며’라는 부제가 붙은 
플래시게임<된장녀 키우기 2.0>이 출시되었고, 
포털사이트의 열린 국어사전에도 된장녀란 단어가 올라왔다.
 또 돈 없이 궁상떠는 ‘고추장남’, 
고추장과 된장의 속성을 동시에 지닌 ‘쌈장남녀’ 등 각종 변종까지 나왔다. 
된장녀 논란에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지만, 
무엇보다 젊은이들의 슬픈 초상이 어려 있다. 
10여 년 전에도 오렌지족, 낑깡족 등 
지금의 ‘된장녀’와 비슷한 라이프스타일을 띄는 이들을 비꼬는 말이 있었다. 
그때도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거친 매도로 번지지는 않았다. 
유머 한 편으로 웃어넘길 수도 있었을, 
어찌 보면 귀엽기도 한 ‘된장녀’가 이처럼 ‘공공의 적’이 된 건, 
실업이란 절망의 늪에 빠진 이 땅의 젊은이들이 작은 여유마저도 잃은 탓이다. 
정반대 라이프스타일로 비교되는 된장녀와 고추장남의 공통점은 
둘 다 ‘경제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또 ‘된장’ 이나 ‘고추장’으로 살 수 있지만, ‘오렌지로 살 수 없다는 점도 또 다른 공통점이다. 
결국 된장이든 고추장이든 거기서 거기다. 
세상에서 당한 울분을 엉뚱하게 약한 고리에서 풀려는 건 비겁하다. 
세상이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