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않고 그저 가려오 말 않고 그저 가려오 / 노천명말보다 아름다운 것으로 내 창을 두드려놓고 무거운 침묵 속에 괴로워 허덕이는 인습의 약한 이들을 내 보건만 생명이 다하는 저 언덕까지 깨지 못할 꿈이라기 나는 못본 체 그저 가려오 호젓한 산길 외롭게 떨며 온 나그네 아늑한 동산에 들어 쉬라 하니 이 몸이 찢겨 피 흐르기로 그 길이 험하다 사양했으리 "생"의 고적한 거리서 그대 날 불렀건만 내 다리 떨렸음은... 땅 우의 가시밭도 연옥의 불길도 다 아니었소 말없이 희생될 순한 양 한 마리 다만 그것뿐이었소 위대한 아픔과 참음이 그늘지는 곳 영원한 생명이 깃들일 수 있나니 그대가 낳아준 푸른 가락 고운 실로 내 꿈길에 수놓아 가며 나는 말 않고 그저 가오 못 본체 그냥 가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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