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 김재진
감잎 물들이는 가을볕이나
노란 망울 터드리는 생강꽃의 봄날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수숫대 분질러놓는 바람 소리나
쌀 안치듯 찰싹대는 강물의 저녁인사를
몇 번이나 더 들을 수 있을까.
미워하던 사람도 용서하고 싶은,
그립던 것들마저 덤덤해지는,
산사의 풍경처럼 먼 산 바라보며
몇 번이나 노을에 물들 수 있을까.
산빛 물들어 그림자 지면
더 버릴 것 없어 가벼워진 초로의 들길 따라
쥐었던 것 다 놓아두고 눕고 싶어라.
내다보지 않아도 글썽거리는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
'━━ 감성을 위한 ━━ > 영상시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운 고향집 - 최길준 (0) | 2009.01.27 |
---|---|
가난한 새의 기도 - 이해인 (0) | 2009.01.25 |
내 소망 하나 - 유안진 (0) | 2009.01.23 |
인생 - 샬롯 브론테 (0) | 2009.01.22 |
가장 외로운 날엔 - 용혜원 (0) | 2009.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