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부른 그리움 - 차윤환
눈발이 거세어지면 비탈길은 발이 묶일 거야
꽃이 된 아이들은 손 시린 줄도 모르고 즐겁겠지만
어른들이야 어디 빗장 지르고 살 일 한두 가지 이던가
그어 놓은 잣대에 스스로 갇히는 모순 삭이려면
시침과 분침이 겹치는 시각에 떡갈나무 숲으로 가 보는 거야
네 것 내 것 금 그을 일 없어 들수록 가벼워지는 몸무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 하모니카라도 한번 분다면
귀가 맑아지는 그 소리에 골짜기마다 얼음 꽃이 필거야
사슴은 너무 순해 탈이지 피멍 들도록 그리움으로 운다네
눈발이 그치면 어디 마른 풀잎이라도 찾아 헤매려나
낮달 무심히 흐르는 오솔길에 낯익은 발자국 남기며
날 기다렸던 것일까
못다 부른 그리움의 메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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