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밀 산타', 26년만에 정체 밝혀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캔자스 시티 교외에 거주하는 사업가 래리 스튜어트(58)는 전날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때가 됐다”며 자신이 비밀 산타였음을 밝혔다.
26년간 크리스마스의 미스터리로 이어져 온 비밀 산타의 시작은 지난 1979년 12월. 2년 연속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해고당한 스튜어트가 울적한 마음으로 드라이브 인 식당에 들렀다가 추운 날씨에 외투도 없이 푼돈을 벌기 위해 야외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에게 20달러를 건넨 것에서 시작됐다.
스튜어트는 “돈을 받은 웨이트리스의 입술이 떨리면서 눈물이 뺨으로 흘러내리는 것을 봤다. 웨이트리스는 ’이것이 제게 어떤 의미인지 선생님을 모르실겁니다’라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스튜어트는 이후 은행으로 가 200달러를 인출한 뒤 거리에서 도움이 필요할 만한 사람들에게 조용히 5 달러나 10달러짜리 지폐를 건네는 것으로 자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삼았고 이렇게 시작된 비밀 산타는 해마다 12월이면 계속됐다.
케이블 TV와 장거리 전화 서비스업을 통해 백만장자 대열에 올라선 스튜어트는 재산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지폐 선물 단위도 높여 최근 몇 년간은 100달러짜리 지폐들을 선물하는 등 26년간 130만달러를 거리에서 나눠줬으며 비밀 산타 외에도 캔자스 시티와 자신의 고향인 미시시피주 브루스의 자선 단체들에 현금을 기부해왔다.
그는 이처럼 자신이 현금을 선물해온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애원하거나 줄을 서거나 신청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1970년대 초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소개했다.
당시 굶주림에 지쳤던 스튜어트는 간신히 용기를 내 교회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교회에 있던 여성으로부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퇴근했으니 다음날 오라”는 말을 듣고 더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며 “다시는 이런 부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튜어트는 비밀 산타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작고한 니그로 리그 스타 벅 오닐 등 그의 자선에 감명받은 유명인들과 함께 지폐를 나눠줘 왔는데 올해는 시카고에서 미식축구 명예의 전당 회원인 딕 벗커스가 비밀 산타에 합류해 시카고와 캔자스 시티사이에서 10만달러를 나눠줄 계획이다. 또한 스튜어트가 훈련시켜온 4명의 비밀 산타들도 추가로 6만5천달러를 나눠준다.
한편 그동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싶어했던 스튜어트가 26년만에 정체를 드러낸 것은 그가 암과 투병중이라는 것과 관련이 있다.
스튜어트는 이제 자신은 비밀 산타에서 반쯤은 은퇴할 때가 된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돈을 들여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도록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식도암이 간까지 퍼졌다는 진단을 받은 스튜어트는 휴스턴에서 집중적인 화학요법 치료를 받으며 체중이 100 파운드(45kg) 이나 줄어드는 등 체력이 약화된 상태다.
또한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한달에 치료비만 1만6천달러 이상이 들어가고 여기에는 2주마다 휴스턴으로 가는 여행 비용과 숙박 비용 등이 추가되는데 그가 가입한 의료 보험은 이 같은 치료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상태라서 재정적인 문제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 지성을 위한 ━━ > 세상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로 발전하는 베트남 (0) | 2006.12.14 |
---|---|
뉴욕 자유여신상과 이민 박물관을 찾아서.... (0) | 2006.12.13 |
노벨상 각종 기록과 에피소드 (0) | 2006.12.12 |
좌파바이러스 한나라당 심장부까지 침투 (0) | 2006.12.12 |
일본의 예의범절 : 시쯔케(仕付け) (0) | 2006.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