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려야할 열가지 말 ♣
개화기에 서양사람들이 보기에는 이상한 대나무 컵을 종로거리에서 팔았던 것 같다.
이 대나무 컵에 물을 부어 약 8분(八分)쯤이 차면 컵의 밑이 빠져
물이 쏟아져 버리게되어 있기에 서양사람들에겐 이상한 컵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쓸모가 있어 사가는 컵이 아니었다.
밥을 먹어도 팔푼을 넘겨 먹으면 배탈이 나고
부(富)나 권(權)이나 명(名)이나 색(色)도 팔푼을 넘으면 이 컵물 처럼
쏟아져 버리는 것이니 분을 지키라는 교훈을 얻기 위한 교훈용 컵인 것이다.
이 같은 교훈용 기구를 의기(椅器) 라 했으며, 우리 조상들의 기문화가 꽤 발달해 있었다.
이를테면 선비들은 일곱 모가 난 주사위를 손아귀에 굴리며 살았는데
일곱개 면에 謝-忍-讚-過...같은 일곱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하루에 감사하는 말을 세 번 하라 -
홧김에 니오는 말을 세 번 참아라 -
칭찬하는 말을 세 번 하라 -
잘못했다는 말을 세 번 하라 -
세 번만 꾸짖지 마라 -
세 번만 탓하지 마라 -
세 번만 헐뜯지 마라는 일곱 교훈을 실천하는 의기인 것이다.
이로써 도덕적으로 성숙했을 우리선조들의 모습이 손에 잡힐듯 하다.
영국의 신사도(紳士道)에서 다음 세 가지 말을
말머리나 말 끝에 꼭 해야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I am sorry - Thank you - Please가 바로 그 세 마디 말이다.
이 말을 쓰지않을 수 없게 된다면 어찌 친절하지 않고 겸손하지 않게 되겠는가.
미국의 접객업소마다 다음 세 가지 말 추방 운동이 벌어진 것은 10여년이 된다.
미네소타 주립대학병원에서 시작되어 전 미국으로 번지고 있다는
이 하지 말아야 할 세 마디 말이란 누군가가 뮤인가를 물었을 때
That's not my job, I don't care, That's your problem하는 것이다.
이 세마디 말을 쓰지 않고 대꾸해야 하기에 친절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강원도 춘성군에서는 [버려야할 10가지말] 을 선정,
공무원의 책상에 붙여두고 실천운동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열가지 버려야할 말이란
일더한다고 봉급더주나(無事安逸)
대충대충하지 뭐(適堂主義)
딴 부서에서는 어떻게하지(所信不足)
설마 무슨일 있으려고(主人意識缺如)
시키면 시킨 대로 해야지(權威主義)
똑똑한 사람 하많아서(冷笑主義)
출세하려면 줄을 잘서야(機會主義)
이건 우리가 할일이 아니다(責任回避)
규정이 그렇게돼있는데(形式主義)
공무원 하는 일이 다 그렇지(敗北主義).
삼국시대이래 해묵은 한국공무원의 결함이 총집결된 버려야할 열가지 말이다.
쓰지만 말게 하지말고 쓰지않을 수 있는 여건조성을 병행시켜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갔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