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버클리풍의 사랑노래 - 황동규

Joyfule 2010. 1. 17. 23:03
    
    버클리풍의 사랑노래 - 황동규
    내 그대에게 해주려는 것은
    꽃꽂이도
    벽에 그림 달기도 아니고
    사랑 얘기 같은 건 더더욱 아니고
    그대 모르는 새에 해치우는
    그냥 설거지일 뿐.
    얼굴 붉은 사과 두 알
    식탁에 얌전히 앉혀 두고
    간장병과 기름병을 치우고
    수돗물을 시원스레 틀어놓고
    마음보다 더 시원하게,
    접시와 컵, 수저와 잔들을
    프라이팬을
    물비누로 하나씩 정갈히 씻는 것.
    겨울 비 잠시 그친 틈을 타
    바다 쪽을 향해 우윳빛 창 조금 열어 놓고,
    우리 모르는 새
    언덕 새파래지고
    우리 모르는 새
    저 샛노란 유채꽃
    땅의 가슴 간지르기 시작했음을 알아 내는 것,
    이국(異國) 햇빛 속에서 겁없이.
    x-text/html; charset=iso-8859-1" autostart="true" loop="1" volume="1" hidden=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