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오후풍경
이기은
나른한 강아지
추녀 그늘에서 오수에 들어
꿈인 듯 몽롱하다
걸음 느린 민들레
웃자란 잡초 속에 살며시 내 민 얼굴
봄 햇살 쏟아져 내리고
세상이 춘곤에 지쳐 있어도
구닥다리 괘종시계 번쩍이는 추는
세월이 게으름 필까 부산을 떤다
뒤꼍 감나무
아기새 부리 닮은 노란 이파리 곱다
가을의 풍요는 이미 정해진 것처럼
아지랑이 속 봄바람 불면
댓잎 부대끼며 쓰싹이는 소리
봄은 어느새 저만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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