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의 중요성...인간관계를 다양화하라
우리처럼 생각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똑같은 세계를 경험하는 사람들로만
우리의 삶을 채우는 것은 생각만큼 결코 강력하지 못하다.
케인스가 분산을 직감하기 어려웠던 것처럼,
인간관계의 포트폴리오를 분산한다는 논리는 우리의 본능과 충돌할 때가 많다.
생각과 태도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교류하려는 욕구는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본능이다.
이러한 본능에 대해 금융은 그러지 말라고 경고한다.
ㅡ 미히르 데사이의 '금융의 모험' 중에서(부키)
요즘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입니까.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인지요,
아니면 완전히 다른 사람들도 꽤 많은지요.
우리는 대개 나와 생각이나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주로 어울립니다.
쉽기도 하고 또 편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사회적 본능'입니다.
하지만 첫 문장을 보고 예상하셨듯이,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저자인 미히르 데사이는 금융의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을 이야기하면서,
'분산'을 강조합니다.
금융은 서로 다른 차이를 차단하기 위한 보호막을 치지 말고,
우리 자신을 서로 다름에 노출시키는 고된 작업을 시도하라고 권고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경험과 인간관계를 다양화하려 노력하라는 얘깁니다.
데사이는 '분산'이 리스크 처리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보너스를 준다는 통찰을 금융을 통해 배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산의 중요성'은 현대적인 포트폴리오 이론이 출현하기 전에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케인스는 이렇게 말했었지요.
"투자에서 올바른 방법은 우리가 뭔가를 알고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
우리가 해당 경영진을 철저하게 신뢰하는 기업에 상당히 큰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다.
별로 아는 것이 없고 특별히 신뢰할 이유도 없는 기업들에
돈을 너무 많이 분산함으로써 리스크를 제한하겠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그런데 분산의 논리는 현대 이론에서 나온 것이라기 보다는
수천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체득한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구약 성경'의 '전도서'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일곱 가지 일에 투자하라. 여덟 가지도 좋다.
앞으로 무슨 재앙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탈무드'에서 랍비 이삭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재산을 항상 세 부분으로 나눠 두어야 한다.
3분의 1은 토지, 3분의 1은 상품, 그리고 3분의 1은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어야 한다."
현대적인 포트폴리오 이론이, 아니 오래된 인간의 직관이,
삶의 포트폴리오로서 '분산'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 경험과 인간관계의 다양화를 추구하며 살고 있는지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예병일의 경제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