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불완전 ㅡ 김현승

Joyfule 2009. 4. 27. 01:13
     
        불완전 ㅡ 김현승 더욱 분명히 듣기 위하여 우리는 눈을 감아야 하고, 더욱 또렷이 보기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숨을 죽인다 밤을 위하여 낮은 저 바다에서 설탕과 같이 밀물에 녹고, 아침을 맞기 위하여 밤은 그 아름다운 보석들을 아낌없이 바다에 던진다 죽은 사자의 가슴에다 사막의 벌떼는 단 꿈을 치고, 가장 약한 해골은 승리의 허리춤에서 패자의 이름을 빛낸다 모든 빛과 어둠은 모든 사랑과 미움은 그리고 친척과 원수까지도, 조각과 조각들은 서로이 부딪치며 커다란 하나의 음악이 되어, 우리의 불완전을 오히려 아름답게 노래하여 준다.
      * rp 살아있는 것 치고 완전한 것이 어디 있으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생명이란 불완전이 소멸이란 완전으로 다가서며 서로 소통하는 절차이다. 그런데 우리의 눈과 귀는 언제부턴가 거대한 조직으로부터 완전을 강요받고 있다. 생명에는 한계가 있으니 굴레가 크면 클 수록 달리 반항할 도리 없이 우리는 그만큼 빨리 사라져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