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칼럼(98)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랑
얼마 전에 제가 살던 곳에 약간 눈이 내렸습니다.
그때 성도들과 성경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창 밖에서 눈발이 날리는 것을 보고
나이 든 분들이 어린아이처럼 좋아했습니다.
그때 어떤 분이 말했습니다.
"목사님! 단축수업을 하시고, 우리가 허락해줄 테니까
사모님과 함께 좋은 곳으로 한번 놀러가세요."
내가 선생인데 마치 그분이 선생 같았습니다.
그때 다 들떴고, 그 순간만은 모든 시름과 불행이 다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픔과 상처가 많은 세상입니다.
주위를 살펴보면 살아가기에 벅차서 숨을 헐떡거리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런 세상에 생명력을 주는 산소와 같은 사람,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주는 눈과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나님은 우리가 그런 사람이 되어 우리를 이 땅에 보내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를 원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산소와 같은 사람, 눈과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사랑이 무엇입니까?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고 상대방에 입장에 처하기 위해서 먼 거리를 달려오는 것이 사랑입니다.
주님은 그 사랑을 가지고 하늘에서 이 땅으로 내려오셨습니다.
그처럼 사랑하는 대상의 위치까지 낮아져서
그를 뒷받침하고 이끌어주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저에게 초등학교 2학년 다니는 큰딸 은혜가 있습니다.
은혜는 숫기가 없고, 내성적이고, 사회성이 뒤떨어집니다.
누가 자기를 주시하는 것 같으면 그냥 얼어버려서 아무 일도 못합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들어갈 때 아내와 그 문제로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걱정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선생님에게 갔는데 선생님이 짜증을 냈습니다.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은혜야! 일어서서 책을 읽어봐!" 하면 그냥 책을 읽으면 되는데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많은 사람 앞에서는 얼어서 읽지를 못합니다.
은혜의 별명이 눈이 사슴처럼 생겼다고 해서
'사슴눈'인데 애처로운 눈으로 선생님만 빤히 쳐다보고 읽지를 않으니까
선생님도 얼마나 속이 타겠습니까?
그래도 아이의 성향을 이해해주면 선생님의 애 타는 마음도 많이 수그러들 것입니다.
그런데 그 성향을 40명을 담임하는 선생님이 잘 이해하기 힘드니까
"아이 때문에 힘들다!"고 짜증을 낸 것입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아이가 조금 이상하다!" 하는 생각까지 가진 것 같았습니다.
그 얘기를 아내로부터 듣고 제가 선생님에게 A4 용지 한 장에 가득 편지를 써보내면서
제가 최근에 쓴 책 '행복을 향기처럼'을 한 권 선물했습니다.
그 편지에 아이의 성향을 선생님이 이해하기 쉽게 썼는데
그 편지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저도 어렸을 때에 그랬습니다"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편지와 책을 받고 그 다음부터
선생님이 얼마나 아이를 잘 이해하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요새 가끔 큰딸에게 "은혜야! 너 1학년 때 선생님 좋아!"라고 하면
"너무 좋아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도 점차 활달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물론 요즘도 가끔 그런 현상이 있습니다.
그러면 저도 가끔 딸아이에게
"은혜야! 아빠도 어렸을 때 그랬어!"라고 위로해줍니다.
그러면 은혜가 얼마나 힘과 자신감을 얻는지 모릅니다.
상처 입은 심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그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금 우리에게 그런 사랑을 펼치기를 원하시고,
세상도 지금 우리에게 그런 사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사람은 오직 우리가 사랑을 가지고 나아갈 때에만 변화될 것입니다.
삶, 사랑, 사람은 원래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사랑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얼마 전에 씨랜드 사건에서 유치원생 23명이 불에 타 죽었습니다.
그때 수많은 희생자가 생겼던 이유는 교사들이 밖에서 방문을 잠가놓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뜨거운 불 속에서 얼마나 문을 열어달라고 외쳤겠습니까?
그 때 유치원 교사들은 새벽 1시에 함께 모여 소주 파티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만약 교사 중에 1명만이라도 그들과 같이 자거나
그 방에만 있어 주었더라면 그들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랑이 없는 교육은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사랑이 없는 기술은 허무할 뿐입니다.
오직 사랑만이 사람과 세상을 변화시키고 인생의 소중한 열매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사랑은 죽음도 이기는 이 세상의 가장 위대한 것입니다.
우리가 한 개의 미움을 대하고 열 개의 사랑으로 반응할 때
비로소 세상은 변화되고 내 주변의 사람들은 변화될 것입니다.
ⓒ 이한규 http://www.john316.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