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선물詩: 서원동畵:정인성 도둑님이 다녀가셨다 가족들과 함께 며칠 시골 다녀온 사이 안방 한가운데 묵은 신문을 펼쳐놓고 금덩어리 하나 선물로 남겨 놓고 가셨다 제조한지 하루 정도 지났음직한 그 누런 금덩어리를 보며 참.아직도 이런 순수한 도둑님이 계시는가 싶어 반갑기도 했고 안쓰럽기도 했다.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사는 가난한 시인의 짐에 들어오시느라 이 한 여름 진땀깨나 흘렸을 그 분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픽,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그 분께서 가져갈만한 물건이 있었다는 게다. 재산이라곤 낡은책 몇 권뿐인 집에서 도둑님은 용케 서랍 속에 넣어둔 구식 니콘 카메라와 옷가지몇 점을 챙겨들고 가셨다 그게 양심에 걸려셨는지, 저렇게 소담스런 선물을 남겨두고 가신 것이다. 더구나 일일연속극과 주말 연속극 시청이 유일한 취미인 아내를 배려해 커다란 티브이는 가져가지 않는 아랑도 베푸셨다.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혔던 책들이 군데둔데 어지럽혀진 걸로 봐산 여기저기 다 뒤졌나 싶고,책도 몇 권 없어진 듯한데, 그게 시집인지 소설책인지 무슨 책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내 시집도 한 권 가져갔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만 들었다. 제조 당시 모라모락 김도 났을 그 금덩어리를 돌돌 말아 골목 앞 쓰레기봉투 속에 버리고 돌아서며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무심코 쳐다본 밤하늘은 오늘 따라 유난히 청량하고 맑아 군데군데 별들의 군무가 더욱 화려하다. 詩가 별 것인가? 도둑놈이 아니라 도둑님이라 말 할 수있는 것이... 옛 사람들도 梁上君子라 하지 않았는가! 똥이 아니라 누런 금덩어리의 소탈함 덕에 그 동안 있는지도 모르고 지낸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준데 감사하는 시인의 마음. 그러나 이 梁上君子께서 자식들은 절대로 시인을 시키지 않기로 이 집에 금덩어리를 보태준 뒤에 ..ㅎㅎㅎ 시인 약력:경남 창영 출생 1977년 "문학과 지성" 으로 등단 시집 "우리들의 왕" "꿈속에서 꾸는 꿈"
선물詩: 서원동畵:정인성
도둑님이 다녀가셨다 가족들과 함께 며칠 시골 다녀온 사이 안방 한가운데 묵은 신문을 펼쳐놓고 금덩어리 하나 선물로 남겨 놓고 가셨다 제조한지 하루 정도 지났음직한 그 누런 금덩어리를 보며 참.아직도 이런 순수한 도둑님이 계시는가 싶어 반갑기도 했고 안쓰럽기도 했다.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사는 가난한 시인의 짐에 들어오시느라 이 한 여름 진땀깨나 흘렸을 그 분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픽,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그 분께서 가져갈만한 물건이 있었다는 게다. 재산이라곤 낡은책 몇 권뿐인 집에서 도둑님은 용케 서랍 속에 넣어둔 구식 니콘 카메라와 옷가지몇 점을 챙겨들고 가셨다 그게 양심에 걸려셨는지, 저렇게 소담스런 선물을 남겨두고 가신 것이다. 더구나 일일연속극과 주말 연속극 시청이 유일한 취미인 아내를 배려해 커다란 티브이는 가져가지 않는 아랑도 베푸셨다.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혔던 책들이 군데둔데 어지럽혀진 걸로 봐산 여기저기 다 뒤졌나 싶고,책도 몇 권 없어진 듯한데, 그게 시집인지 소설책인지 무슨 책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내 시집도 한 권 가져갔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만 들었다. 제조 당시 모라모락 김도 났을 그 금덩어리를 돌돌 말아 골목 앞 쓰레기봉투 속에 버리고 돌아서며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무심코 쳐다본 밤하늘은 오늘 따라 유난히 청량하고 맑아 군데군데 별들의 군무가 더욱 화려하다. 詩가 별 것인가? 도둑놈이 아니라 도둑님이라 말 할 수있는 것이... 옛 사람들도 梁上君子라 하지 않았는가! 똥이 아니라 누런 금덩어리의 소탈함 덕에 그 동안 있는지도 모르고 지낸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준데 감사하는 시인의 마음. 그러나 이 梁上君子께서 자식들은 절대로 시인을 시키지 않기로 이 집에 금덩어리를 보태준 뒤에 ..ㅎㅎㅎ 시인 약력:경남 창영 출생 1977년 "문학과 지성" 으로 등단 시집 "우리들의 왕" "꿈속에서 꾸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