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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131가지 이야기

Joyfule 2019. 3. 12. 08:29
    
      소중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131가지 이야기
      지은이:유재덕    
    104. 서두르지 마라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짓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느긋하고 태평한 성격이었지만 아들은 늘 급하기만 했습니다. 
    가을걷이를 모두 끝마친 부자는 달구지에 추수한 곡식을 싣고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로 길을 나섰습니다. 
    아버지는 평소처럼 달구지를 천천히 몰았습니다. 
    그것을 보다  못한 아들이 대신 소를 몰겠다고 나섰습니다. 
    아버지가 그런 아들의 등뒤에서 말했습니다. 
     "천천히 가자꾸나. 그리 급히 서두를 필요는 없어." 
     "조금 더 빨리 시장에 도착해야 남들보다 좋은 값을 받을 거 아닙니까? 
    그러니 한시라도 빨리 가야지요." 
     "아니다. 거리도 만만치 않고 짐을 이렇게 많이 실었는데 
    소가 탈이라도 나면 어찌 하겠니. 천천히 가자꾸나." 
    아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몰라주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장날이 가까워지고 곳곳에서 농부들이 곡식을 실어 나르기 시작하면 
    힘들여서 일했지만 제값 받기가 쉽지 않을 터였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 보니 어느 농부가 
    도랑에 빠진 수레를 빼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버지는 달구지를 세우게 하고서 아들에게 농부를 도와주라고 지시했습니다. 
    한시가 급하다고 생각하는 아들은 자신의 고집을 접고
    어쩔 수 없이 반나절 동안 수레를 빼내는 일을 도왔습니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아버지는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어 가자고 했습니다. 
    해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길을 더 가자고 우기던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했습니다. 
    달구지에 실린 곡식을 배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던 아버지가 
    지나는 말투로 아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사람은 서두를 때 서둘러야지 늘 급히 서두르다 보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아침이 되었으나 아버지는 역시 서두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달구지를 몰고 가던 아버지가 무슨 생각에서인지 소를 다른 길로 몰았습니다. 
    이유를 묻자 아버지가 대답했습니다. 
     "기왕 집을 나선 김에 작은집에 들렀다 가자. 
    그리 먼 곳에 살지도 않으면서 서로 얼굴 한 번 보기가 어렵지 않으냐? 
    이번에 많은 걷은 깨나 조금 나누어주고 가야겠다." 
    돌아오는 길에 찾아가자는 아들의 하소연도 별다른 효과가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동생을 만난 아버지는 회포를 푸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렇게 반나절을 보낸 아버지와 아들이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결국 또다시 들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내일은 걸음을 서두르셔야 합니다. 장날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들의 말에 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습니다. 
     "사람은 서두를 때 서둘러야지 늘 급히 서두르다 보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다음 날 부자는 달구지를 몰고서 산등성이를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는 단풍이 곱게 물든 골짜기를 구경하면서 아들에게 천천히 가자고 했습니다. 
    아들은 듣는 둥 마는 둥 소를 몰았습니다. 
    산 정상에 이르자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어쩐 일인지 마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정오가 되어 마을에 도착한 아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서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장이 열리는 마을에는 말을 탄 도적들이 몰아닥쳐서 
    쌓아 놓았던 곡식을 모두 털어 간 뒤였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사람은 서두를 때 서둘러야지 늘 급히 서두르다 보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 미련한 자와 사귀면 해를 받느니라(잠언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