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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131가지 이야기

Joyfule 2019. 3. 14. 03:21
    
      소중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131가지 이야기
      지은이:유재덕  
    106. 욕심의 끝 
     아리따운 처녀가 집 앞에서 왕자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처녀에게는 왕자님을 만나면 결혼해서 궁궐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 자신이 있었습니다. 
    처녀는 왕자님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목소리는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처녀의 집 앞을 지나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후로 처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름답게 단장을 한 채 집 앞에서 왕자님을 기다렸습니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처녀 쪽으로 더듬더듬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아리따운 처녀의 얼굴이 일그러졌습니다. 
    얼굴은 물론 온몸이 초라하기 짝이 없었고 냄새까지 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사람은 처녀 쪽으로 겨우 다가오더니 처녀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지금 먼 곳에서 우리 집을 찾아가는 길인데 
    보다시피 앞을 보지 못하니 너무 힘이 드리구려. 
    나를 좀 안내해 줄 수 있겠소. 내가 은혜는 꼭  갚으리다." 
    처녀는 그 사람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않으면서 거절했습니다. 
    자신은 꼭 기다려서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은 슬픈 표정을 지으며 처녀의 앞을 지나갔습니다. 
    처녀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모르는지 한참을 기다려도 왕자님은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힘이 들었지만 처녀는 언제 지나갈지 모를 왕자님을 그래도 애써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왕자님이 자신을 보기만 하면 꼭 신부로 삼으리라는 생각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그때 허리가 다 꼬부라진 할머니가 머리에 짐을 이고서 처녀의 앞을 지나갔습니다. 
    등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할머니에게 짐은 너무 무거워 보였습니다.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가 왠지 걱정스러워 보였지만 
    처녀는 자신이 선 자리를 지키기로 했습니다. 
    할머니를 돕느라 왕자님을 놓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마음의 갈피를 잡는 사이에 할머니는 벌써 저만큼 갔고 
    처녀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해가 뉘엿뉘엿 저물기 시작해도 왕자님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처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껏 맵시를 부린 자신의 모습을 
    왕자님에게 보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더 초조해졌습니다. 
    길 쪽으로 나가서 동네 어귀를 바라보았지만 왕자님은 올 것 같지 않았습니다. 
    처녀가 막 돌아서려는 순간 심하게 몸을 다친 사람이 다가왔습니다 
    다리를 크게 다쳤는지 꽤나 고통스런 얼굴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처녀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자신은 사냥꾼인데 짐승을 좇다가 그만 말을 헛딛어서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고 했습니다. 
    집까지만 데려다 부면 고맙겠다고 했지만 처녀는 역시 거절했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기다려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그 사람은 일그러진 얼굴을 펴지 못한 채 그곳을 떠났습니다. 
    이미 저녁이 되었지만 처녀는 여전히 왕자님을 기다리고 서 있었습니다. 
    인적이 끊기고 더 이상 왕자가 올 것 같지 않았지만 처녀는 기다렸습니다. 
    왕자님이 자신의 미모를 보기만 하면 반드시 그의 색시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처녀는 몰랐습니다. 
    낮에 자신에게 도움을 청했던 그 사람들을 자세히 바라보면 모두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가 바로 꿈에 그리던 왕자님의 음성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궤휼로 그 감정을 감출지라도 그 악이 회중 앞에 드러나리라(잠언 2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