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131가지 이야기
지은이:유재덕
131. 목숨을 다한 사랑
1941년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포로 한 명이 탈출했습니다.
그 사실을 보고 받은 수용소 소장 프리쉬는 그날 저녁
포로들을 전부 한 자리에 집합시켜 놓고서 명령을 내렸습니다.
"도망자를 체포하지 못했다.
그 자 대신에 너희들 가운데 10명이 벙커에 수용되어 굶어 죽게 될 것이다."
전혀 음식을 먹지 못하고 죽게 된 포로들의 얼굴에는 절망이 스쳤습니다.
소장이 한 걸음 다가서서 맨 앞줄에 서 있는 포로들의 얼굴을 차갑게 노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손을 들어 대상자를 가려내기 시작했습니다
"너!"
얼굴이 완전히 백짓장처럼 창백해진 사내가 앞으로 나섰습니다.
"너...너...그리고 너...또 너...."
그렇게 해서 10명이 모두 가려졌습니다.
그들은 이제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 중에 한 사내가 울부짖었습니다.
"오, 불쌍한 내 아내와 자식들...!"
그 순간 갑자기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포로의 대열 가운데 한 사람이 이탈해서 소장 앞으로 나섰습니다.
소장이 재빨리 권총을 뽑아 들었습니다.
"멈춰! 이 폴란드 놈이 왜 이러는 거야?"
포로는 침착하게 대답했습니다.
"저 사람 대신 내가 죽겠소."
"당신은 누구인가?"
"나는 사제요."
잠시 동안 둘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습니다.
소장은 마음을 굳혔다는 듯이 퉁명스레 말했습니다.
"좋다. 저 자들과 합류하라."
이렇게 해서 사제는 죽음의 행렬에 합류하여 4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람들은 나중에서야 그가 폴란드 출신의 프란시스코회 소속
막시밀리언 콜베 신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우슈비츠의 한 생존자는 30년이 흐른 뒤에 막시밀리언 콜베의 희생이
수용소에 갇혀 있던 나머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수용소 전체가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우리는 영적인 암흑 속에서 우리 가운데 누군가가
사랑의 기준을 높게 세우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이들처럼 고문을 당하고, 이름과 사회적 지위를 잃어버린,
알지 못하는 그 누군가가 자신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이를 위해서
고통스런 죽음을 자청한 것이었다.
때문에 우리는 인간성이 땅에 떨어지고 폭압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또 절망이 승리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수천 명의 포로들은 세계가 계속해서 존재하리라는 것과
고문을 일삼는 자들이 그것을 파괴하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한복음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