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을 위한 ━━/NonPhixion

여자가 모르는 99가지 - 1. 여권운동이 여자를 망친다?

Joyfule 2021. 6. 25. 04:32
    
     
     
 여자가 모르는 99가지 -  이재현  
   1. 여권운동이 여자를 망친다?   
 여자가 사람으로 대접을  받게 된 것은 불과 반세기도 지나지 않는다. 
 선거에서 투표권이 없었음은 물론 사회활동까지 금기시되었고 
 여성들조차 이러한 제약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아들을 선호한 것은 동서양을 막론했다. 
 아들이라는 이유로 떠받들려지고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존경받는 동안 모든 여자들은 
 가정에서부터 주체가 아닌 객체로서의 삶을 강요받았으며 
 남자를 위한 리모컨 대상자 이상의 역할은 용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여자들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찾아준 것은 바로 남자들이었다.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물질 문명의 발달이 완력을 통한 노동의 주인공으로서 
 남자를 필요로 하는 일을 현저하게 줄여 놓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각종 주방기기의  현대화는 여자들을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킴으로써 
 더 많은 시간적  여유를 누릴 수 있게  해주었고, 
 그런 여유를 통해  여성들은 그간 객체로 살아온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한편 산업 현장의 사무자동화로 인한 여성 인력의 단순노동에 대한 소외는 반대로 
 이들의 전문직에  대한 노동 집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여자들은 이제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여자 노릇을 하지 않아도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는 방법에 있다. 
 이른바 여권운동이 그것이다. 정확하게 말해 여권 회복 운동이라는 이 모토는 
 아직 정확한 개념 설정조차  내부적으로  혼선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은 그 용어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천부인권에 어찌 여권이 따로 있고 남권이 따로 있다는 것인가? 
 지금 여자들이 찾고자 하는 권리는 사람으로서의 권리(인권)이지 여자만의 권리는 아니다. 
 다만, 그 동안 없었던 여자들의  권리를 찾는다는 의미에서의 여권운동이라면 이해가 가능하다. 
 여권운동이 여자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은 일부 선구자들이 
 이 운동을 남성에 대한 투쟁으로 생각하는데 있다. 
 왜 남자는 하면서 여자는 못하게 하는가~ 
 왜 남자는 가고 여자는 못 가는가~라는 식의 공격은 남자들에게는 투정으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몇 년 전에 모 일간지가 기자를 공채하면서 여자를 제외하자 
 그 신문사 앞에서 여성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경우는 여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반발한 것이므로 얼마든지 사회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술, 담배 마음대로 하면서 왜 여자가 그러면 눈총을 받아야 하는가라든가, 
 남편이 바람  피우는데 나라고 못 피우겠는냐는 식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이것은 마치 남자가 죽으러 가는데 왜 여자라고 못 죽으러 가느냐는 식의 궤변일 뿐이다. 
 본질은 여자 자신 안에 있다. 
 어떤 여권운동가는 이렇게 말한다. 
 여권운동은 여자 자신에 대한 투쟁이지 남자에 대한 여자의 투쟁은 아니다. 
 정곡을 찌른 말이다. 
 이 말은 진정한 여권운동은 남자도 하는데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다. 
 내게도 기회를 달라! 에서 출발해야 함을 의미한다. 
 왜 남자를 의식해야 하는가. 남자나 여자나 성만 다를 뿐 똑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자. 
 그러나 현실은 아직도 그간의 억압을 복수하기 위한 남자 흉내내기가 판을 치고 있다. 
 남자가 혼전 섹스를 즐긴다고 해서 여자들도 거리낌없이 따라 하고, 
 왜 남자만 전투부대에  배속시키느냐, 
 우리 여군도 전투를 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이혼을 무슨 현대여성의 권리쯤으로 아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남자가 문란한 섹스를 하는 것과 당신의 정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더군다나 그것을 앉아서 당하는 손해라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오해다. 
 마찬가지로 여자를 전투군으로 배치하고 안하고는 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능률의 문제이며, 
 이혼을 쉽게 아는 풍조는 결국 자기 스스로 불행을 쌓아가는 것임을 알자. 
 여권운동에 남자를 개입시킬 필요는 없다. 
 사사건건 남자와 충돌하고 대결하는 식의 여권운동은 오히려 여자를 망치고, 
 남자를 덤으로 망치며, 모든 인간들에게 해만 줄 뿐이다. 
 사회.문화적 관습과 싸우자. 그것이 여권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