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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모르는 99가지 - 3. 말 없는 여자가 아름답다

Joyfule 2021. 6. 27. 16:42
    
     
     
 여자가 모르는 99가지 -  이재현  
   3. 말 없는 여자가 아름답다   
 여기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있다. 
 이 둘이 서로 아는 사이든 모르는 사이든 상관은 없다. 
 하여간 있는데, 만약에 이 둘 사아에 언쟁이 벌어지면 누가 이길까? 여자가 이길 것이다.
 왜냐하면 언쟁은 그야말로 말싸움이므로, 상식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언어 능력에서 남자보다 뛰어나다고 입증된 여자가 이긴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기긴 이기는데 그녀의 눈자위는 정상이 아닐 것이다. 맞았을 테니까. 
 여자는 정말 남자보다 선천적으로 말이 많은가? 
 내 짐작으로는 여자가 애초에 남자보다 말이 많은 족속으로 태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남자들이야 해지기 전에는 담배를 피고 해 진 후에는 술집에서 들입다 퍼마시는 걸로 
 스트레스 해소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은 어디 나가는 여자(?)가 아닌 다음에야 
 그러지는 못하고, 그저 돈 안 드는 수다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다 보니
 남자들 눈에는 여자가 말이 많은 사람으로 보였으리라. 
 그러나 말이 많기로는 남자들도 뒤지지 않는다. 술집에 가보면 안다. 
 술 마시며 입 다물고 조용히 있는 남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뭐가 그렇게 사연이 구구한지 귀가 따가울 지경이다. 
 그도 모자라면 싸움까지 하고 집에 가 다시 죄 없는 마누라에게 시비를  거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보면 여자들의 수다는 오히려 건전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말이 많다는 것은 곧 생각이 없다는 증거가 된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말수가 적다.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하라는 격언도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는 것은 자신의 실존에 충실하다는 것과 같다. 
 쓸데없는 생각은 망상을 낳지만 유익한 사색은 자신을 성장시키는 보고가 된다. 
 수다를 떠는 여자들 옆에 앉아 가만이 들어보면 자신들과는 아무 상관 없는 얘기들이 
 대종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 아무개가 중앙병원에서 낙태수술 받았다는 거 너 아니? 
 산부인과에서 수술받고 소문날까봐 외과 병동에 누워 있었대. 
 어머나! 그게  정말이야? 야, 그 뚱땡이를 누가 건드렸냐. 
 애비가 누군지는 모르고? 
 낸들 아니.  아, 그나저나 누가 저녁이나  근사하게 사줬으면 좋겠다. 
 그럼 이쁘다고 뽀뽀 한 번 해줄 텐테 말이야. 
 얘는. 누가 너한테 저녁을 사! 
 물론 우리가 맨날 심각한 대화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날마다 이런 노가리를 풀어서 과연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노가리를 풀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나는 바보야!
 아무 생각없이 살고 있지! 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고 다름 없다. 
 사람들이 수다쟁이를 싫어하는 까닭은 그 말이 소음으로밖에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공허한 대화는 말이 아니라 시끄러운 소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