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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 이형권

Joyfule 2006. 2. 21. 00:54

    옛집 - 이형권 무너진 흙담 아래 늙으신 아버지의 기침소리가 풀꽃처럼 흔들리는 곳 긴 겨울밤을 지새우던 쇠죽방 구둘장은 무너져 내리고 두레박속에 메아리를 건져올리던 우물도 말라버렸지만 그리운 곳에 옛집이 있다 뒤란 동백나무 숲속에서 꽃잎을 줍고 술래가 되어 헤메이던 화살바위에서 먼 세상을 그리워하던 생각하면 밤 하늘의 별자리처럼 꿈이 많았던 곳 봄이면 장독대에 살구꽃이 날리고 가을이면 담장밑에 과꽃이 피어나고 비가 내리면 개울가에 나뭇잎 배를 띄우고 눈이 내리면 보리밭에 꿩 덫을 찾아가고 생각하면 저녁 노을처럼 그리움이 퍼지는 곳 기러기떼 울고가는 차가운 하늘에 그리운 사연들 무명솜처럼 띄어놓고 막차의 서늘한 불빛처럼 떠나온 곳 언덕위에 삐비꽃처럼 흔들리는 애처러운 나이가 되어 문득 되돌아와 바라보는 곳 아직도 여물지 않은 유년의 사랑이 있고 못다부른 노래가 있다. 音樂 A Wonderful Day - Sweet 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