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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네 - 파블로 네루다

Joyfule 2010. 8. 7. 11:10
         
        오늘 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네 
                                                    - 파블로 네루다
        오늘 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네.
        예를 들어, "별로 수놓아진 밤,
        떨고 있네,푸른, 별들이, 저 멀리서"
        밤 바람은 하늘을 돌며 노래하네.
        난 오늘 밤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네,
        난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가끔씩은 날 사랑했네.
        오늘 같은 밤이면 그녀를 품에 가득 안았네.
        끝없는 하늘 아래 그토록 키스했네.
        그녀는 날 사랑했고, 나 또한 때때로 그녀를 사랑했네.
        날 바라보는 그 커다란 두 눈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난 오늘 밤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네.
        그녀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그녀를 잃어버렸다고 느끼면서.
        커다란 밤을 듣거니, 그녀 없어 더욱 큰 밤,
        풀잎에 이슬 내리듯, 영혼에 시가 내린다.
        내 사랑이 그녀를 잡아 두지 못한 게 뭐 그리 중요하랴.
        밤은 별로 빛나고, 그녀는 내 곁에 없네.
        이게 다야. 멀리서 누군가 노래하네, 멀리서.
        내 영혼은 그녀를 잃은 게 못마땅해.
        내 시선은 다가갈 그녀 애타게 찾아
        내 가슴도 그녀를 찾지만, 이미 곁에 없어.
        우리가 함께 있던 같은 밤, 같은 나무 곁.
        그러나 그때의 우리들은, 이제 같지가 않아.
        난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 그건 그래, 하지만 얼마나 사랑했던가.
        내 목소린 그녀의 귀에 가서 닿을 바람을 찾고 있어.
        다른 이 것, 다른 사람 것이 됐겠지, 이전엔 내 것이었던 것처럼.
        그녀 목소리, 그녀의 고운 살결, 끝없이 깊은 눈망울.
        이제 난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 그건 그래, 
        하지만 어쩌면 사랑하는지도 몰라.
        사랑은 그다지도 짧고, 망각은 그처럼 긴 것.
        오늘 같은 밤이면 그녀를 내 품에 안고 있었음으로,
        내 영혼은 그녀 잃음에 못마땅해.
        이것이 그녀가 내게 주는 마지막 고통일지라도,
        이것이 내가 그녀에게 바치는 마지막 시가 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