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을 위한 ━━/영상시산책

오두막집에 램프를 켜고 - 박호영

Joyfule 2008. 12. 19. 04:01
        오두막집에 램프를 켜고 - 박호영 오늘은 나 여기서 묵고 가리니 사립문이 손을 잡아끄는 대로 시간의 빗장을 열어젖히고 낮은 문지방을 지나 묵은 먼지 속의 방에 들어서서 세월을 털고 마음을 쓸면서 누구도 돌보지 않던 램프를 켜리. 그러면 눈 속에 묻힌 이 오두막집은 오랫동안 쌓였던 눈을 비집으며 철 이른 복수초꽃 노랗게 피우고 하늘의 별들을 불러 모아 나의 지난 삶의 고단한 봇짐을 풀어놓게 하리. 이 순간 나의 휴식은 시작되고 곤한 잠 속에 눈과 귀는 열려 비로소 나는 그동안 까맣게 잊었던 유년의 마을을 헤매고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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