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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상담 - 정태기 - 제8장 중년기의 위기상담

Joyfule 2005. 11. 10. 04:40

 
위기와 상담 - 정태기 - 제8장 중년기의 위기상담 
1. 중년기란? 
오늘날 교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 역시 중년기의 사람들이다. 
좋든 싫든 중년기의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중년의 기간이 크게 연장되면서 이 시기의 사람들에게서 
심각한 위기가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년기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는 아무도 분명하게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년 연구학자들에 의하면, 
중년기는 40세에서 시작해서 60세에 끝난다고 한다. 
중년기에 들어서면 사람들의 생리적 및 심리적 기능에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변화로 중년기의 사람들은 생활양식과 사회역할의 재조정을 열망하며, 
중년기 이전과는 달리 통전적인 방향으로 
인생의 방향을 정리하려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래서 40대에 들어서면 삶의 구조가 변하기 시작한다. 
지금까지의 삶의 결실을 회고하면서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외적인 방향으로 향하던 에너지를 지적인 세계, 
즉 정신적.영적인 세계로 전환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업이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물질적인 에너지의 흐름을 영적인 세계로 전환하지 못하고 
인생을 어둡게 살아간다. 
이런 의미에서 중년기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궁극적인 의미를 찾느라고 
발버둥치는 위기라고 할 수 있다. 
2. 중년기 위기상황 
중년기의 사람들은 지금까지 자신에게 중요하게 여겨져 왔던 많은 것들을 
갑자기 상실해 버린 것 같은 허무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자신의 가치체계가 흔들리는 불안을 느끼며, 이 불안감으로 인해서 
사소한 일에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얼마 전만 해도 거뜬히 즐길 수 있었던 격렬한 운동경기들이 
갑자기 너무 힘들어져서 더 이상 할 엄두를 낼 수가 없을 때, 
또 전에는 멀쩡했던 몸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할 때, 
그리고 계단이나 언덕이 훨씬 가파르고 높게 느껴질 때 인생의 무상함을 느낀다. 
이들은 자신이 10년 전과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여러 모로 중년기에 적응하기 위해 애를 써 본다. 
더러는 그 과정이 즐겁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매우 고통스럽다. 
한편, 의학의 발달로 인해 평균 수명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중년기에 들어선 후에도 4, 50년은 더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덤 같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이에 따르는 위기들은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치명적인 많은 질병들이 정복되기는 했지만 은퇴 후에 보내야 할 
지루하고 긴 휴가, 겁 없이 치솟는 물가, 지저분한 양로원 등 
많은 문제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중년층은 대부분 양육해야 할 자녀들과 보살펴 드려야 할 부모 사이에서 
감당하기 힘든 부담 때문에 휘청거리고 있다. 
거의 모든 세금이 그들에게서 나오고 중요하고 힘든 일은 모두 그들 차지이며, 
책임이란 책임은 모두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데도 
체력과 에너지는 점점 떨어지기 때문에 그들의 불안은 더욱 커져 간다. 
중년기에는 무엇보다도 성 기능에 위기가 온다. 
여성에게는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가져오는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는데, 
앞으로 출산을 하지 않을 여성까지도 월경이 끝나는 것을 
자신의 매력이 사라지는 것으로 인식하여 감정적인 상처를 받는다. 
3. 중년기 위기 증상 
(1) 실존적 공허 
중년기가 되면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이 구멍을 학자들은 실존적 진공상태 (Existential vacuum)라 부른다. 
이런 진공상태는 왜 생기는 것일까? 
이것은 지금까지 사회적 지위를 휙득하기 위해 쏠리던 에너지가 
어느 정도 목적지에 도달하면서 철수해 버리는 데서 비롯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추구해 오던 가치가 상실되면서 텅 빈 구멍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은 젊은 시절 추구해 오던 물질을 가지고서는 채워지지 않는다. 
오직 정신적 영적 의미(가치)로만 메워질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융에 따르면, 중년기 위기는 영적 위기이다. 
중년기의 사람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삶을 유지해 주던 인생관이 
이 다음에 오는 미래의 삶을 이끌어 가는 데 미흡한 점이 없는가를 묻고, 
이때 새로운 삶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다시 한 번 인생의 전환을 위해 
새로운 인생을 출발해야 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이 결정에 따라 중년기의 위기가 성정의 종결을 고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 될 것인지가 판가름된다. 
정신적으로 또는 영적으로 채워 주기를 바라는 
빈 그릇을 소유하고 있는 중년층은 교회 선교의 중요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런 빈 그릇이 미처 준비되지 못한 젊은 사람들이나 
이미 무엇인가로 채워진 노인들에게 비해 중년층은 훨씬 쉽게 
영적인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다. 
좀더 깊이 생각하면, 중년기의 사람들은 
영적인 양식을 이미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문제는 이런 중년의 영적 배고픔을 이해하지 못하여 
영적 양식을 공급해 줄 준비를 하지 않는데 있다. 
수많은 중년들이 영적 양식을 갈구하다가 적절한 시기에 
자신들에게 생명의 양식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타락으로 빠져들거나 영적으로 허기진 채 늙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