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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제대로 먹으면 약

Joyfule 2005. 11. 22. 00:42
변비엔 고구마밥… 감기엔 배춧국
음식 제대로 먹으면 藥

[조선일보 의학전문 기자]

음식으로 영양도 챙기고 병도 고친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 여기에 음식 재료를 농약이나 유해 첨가물이 없는 유기농으로 준비한다면 음식의 약리 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박건영 교수팀이 일반 농법과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채소의 영양 성분을 비교 조사한 결과, 유기농 시금치의 경우 식이섬유가 일반 시금치에 비해 1.6배, 상추는 30% 더 많았다. 위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를 측정한 실험에서는 유기농 케일이 일반 케일보다 9%에서 395%까지 효율이 높았다. 현미도 유기농이 위암세포 억제 효과가 월등히 높았다. 박 교수는 “유기농은 악조건에서 자라기 때문에 식물이 살아남기 위해 항산화 또는 항균 물질 등 각종 영양소를 풍부하게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우리 조상들은 대대로 음식과 약을 같은 개념으로 생각했다. 식(食)을 바르게 하면 병이 낫는다는 이른바 ‘약식동원(藥食同原)’을 항상 마음에 두고 살았다. 음식의 약리 효과를 좋게 하려면 조리 과정에서 영양소 파괴가 적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료를 튀기거나 끓이기보다는 가능한 찌거나 날로 먹는 것이 좋다. 조리시간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화학조미료나 설탕 대신 다시마 국물, 멸치 가루, 꿀 등 천연조미료를 사용하여 원래의 맛을 살리는 것이 좋다.

1. 변비약=고구마밥





고구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셀룰로오스 식이섬유는 물을 흡수하는 힘이 강해서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대변량을 늘려 변비를 해결한다. 장의 연동운동도 활발하게 해주고 대장 벽을 청소하는 빗자루 역할을 해서 숙변 제거에도 좋다. 토양 속 영양성분을 그대로 흡수한 유기농을 사용하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 제조법

쌀을 씻어서 20분 이상 불린다. 고구마는 적당한 크기로 깍두기처럼 썰어 밥솥에 쌀과 함께 담는다. 밥물 양은 쌀밥 지을 때와 같다. 삶은 고구마와 잣을 으깨서 깨와 콩가루에 묻혀 먹는 고구마 경단도 변비에 좋다.

2. 설사약=깻잎 도토리묵 무침





도토리묵의 떫은 맛은 탄닌 성분 때문인데 설사를 멎게 하고 소화기능을 돕는다. 장이 약한 사람은 차가운 음식을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하고 양념을 강하지 않게 조절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도토리묵은 질감을 높이기 위해 식품첨가물을 사용한다. 도토리가루를 구입해 집에서 쑤는 게 좋다.

○ 제조법

도토리묵을 먹기 좋게 썬다. 도토리묵에 채 썬 깻잎과 당근, 고추, 파를 잘 섞는다. 여기에 고춧가루, 진간장, 마늘을 조금씩 넣으면서 섞어준다. 마지막으로 깨소금과 참기름으로 버무려서 접시에 담아낸다.

3. 소화제=마 된장 참깨무침





마에는 디아스타아제라는 천연 소화효소가 함유되어 있다. 마를 잘랐을 때 나오는 끈적끈적한 성분이 포도당을 잡아당겨 혈당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익히지 않고 섭취했을 때 그 효과가 더하다. 마와 같은 뿌리식물은 가능한 자연산으로 껍질을 벗기지 않은 것을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제조법

마(1개)는 껍질을 벗겨 나박썰기로 썬다. 믹서에 참깨, 배(1/2개)를 넣고 간 후 된장을 섞어 마와 함께 버무린다. 마를 날로 먹기 부담스러우면 팬에 살짝 구워서 먹어도 좋다.

4. 감기예방약=배춧국





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비타민 A, C, E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이 중에서 비타민 C는 추위나 더위 등 기온 변화에 저항력을 강하게 한다. 배추에는 이 같은 성분이 풍부하다. 이때 유기농 배추를 사용하면 비타민을 비롯한 다른 영양소를 최소 40% 이상 더 섭취할 수 있다.

○ 제조법

쌀뜨물(6컵)에 된장을 풀고 끓인다. 쌀뜨물이 없으면 물에 밀가루를 조금 풀어서 사용해도 된다. 배추를 먹기 좋게 찢어 놓는다. 된장이 우러나면 배추와 어슷썰기를 한 파와 다진 마늘을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5. 상처치료제=해조 삼총사 무침





다시마, 미역과 같은 해조류 표면은 아교처럼 끈적거린다. 이것은 단백질로 이뤄진 결합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으로, 먹으면 피부나 혈관조직의 탄력성을 좋게 해준다. 체내에 결합질이 부족하면피부가 탄력을 잃게 될 뿐 아니라 상처가 잘 아물지 않게 된다. 해조류는 가능한 청정유역에서 자란 것을 선택한다.

○ 제조법

먼저 들기름, 현미식초, 간장, 조청 등을 섞어 양념장을 만들고 무를 얇게 채 썬다. 마른 미역과 다시마를 물에 한번 헹군 후 10분 정도 두었다가 잘게 자른다. 기름을 바르지 않고 불에 구운 김을 잘게 부셔 미역과 다시마와 섞고 물기를 짠다. 무채와 양념장을 넣고 무친다.

6. 소염제=연근부추전





부추는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하고 몸의 독소를 없애는 작용을 해서 예로부터 간질환, 위장질환 등의 약재로도 쓰였다. 연근에는 철분과 엽산 성분이 많아 피를 만드는 작용을 돕고 점막 조직의 염증을 가라앉혀 준다. 연근은 껍질 벗겨 잘라서 파는 것 말고 통연근을 구해서 먹는 것이 좋다.

○ 제조법

연근, 당근, 양파, 느타리버섯, 참깨를 물과 함께 믹서기로 간 뒤 밀가루를 넣어 되직하게 만든다. 여기에 잘게 썬 부추를 넣고 소금 간을 하며 저어준다. 팬에 현미유를 두르고 조금씩 수저로 떠서 전을 부친다.

7. 숙취해소제=감자 콩나물 수제비





콩나물은 콩의 영양에다 싹이 나면서 비타민 C가 더해져 최고의 건강식품이다. 콩나물 뿌리 부분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아스파라긴산은 간에서 알콜을 분해하는 효소의 생성을 도와주므로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 유기농으로 제배된 콩나물은 줄기가 가늘고 잔뿌리가 많은 편이지만 성장촉진제 등이 들어 있지 않다.

○ 제조법

느타리버섯을 씻어서 자르고, 콩나물을 다듬어 둔다. 김치와 대파, 감자도 먹기 좋게 썰어둔다. 밀가루에 소금을 약간만 넣고 반죽한다. 냄비에 물과 멸치를 넣고 끓이다가 김치와 콩나물, 감자를 넣은 뒤 뚜껑을 덮고 조금 더 끓인다. 콩나물이 익으면 반죽을 떼어 넣는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doctor.chosun.com])

(사진·자료=녹색연합이 엮어 펴낸 서적 ‘자연을 담은 소박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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