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나는 연회장을 나오면서부터 다투기 시작했다.
우리가 차에 탔을 때는 험한 말이 빗발치듯 오갔다.
마침 우리가 지나가고 있는 거리가 별로 좋지 않은 곳이라서
우리는 일단 말다툼을 중지하고 차문을 단단히 잠갔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다시 말다툼을 시작했다.
아내는 정말로 흥분해서 씩씩거렸는데,
내가 가시돋힌 말을 몇 마디 던지자
“당장 차를 세우고 날 내려 줘요 !” 하고 소리를 빽 질렀다.
내가 길 옆에다 차를 세우자 아내는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린 아내는 주위를 휘둘러보더니
황급히 다시 차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좀더 안전한 데로 가서 내려 줘요.”
그 순간 우리는 함께 폭소를 터뜨렸고 말다툼도 끝이 났다.
우리가 일리노이주에 살고 있을 때 심한 폭설이 내렸다.
다음날 아침 아내의 차가 대문 앞 찻길로 빠져 나가다가
미끄러져 도랑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동네 정비업소의 견인트럭이 와서 끌어내 주었다.
몇 시간 후,시내에 나간 아내의 차가 또 눈 구덩이에 빠지자
아침에 왔던 견인트럭이 다시 가서 끌어냈다.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던 아내의 차가 다시 길 옆 눈구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그 견인트럭은 세번째 출동을 해야만 했다.
그날 밤 늦게 전화가 걸려와서 내가 받아 보니 정비업소에서 온 전화였다.
“여보 ! 정비업소 사람이야 !” 내가 아내에게 고함을 질렀다.
“이제 견인트럭을 넣어 놓아도 괜찮겠느냐고 묻는데 뭐라고 대답하지 ?”
나하고 데이트를 하던 남자가 자기 가족들에게
나를 인사시키려고 나를 데리고 자기 고향으로 가는 길이었다.
공항에서 그가 금속탐지기 앞을 통과하는데 경고음이 울렸다.
그래서 그가 열쇠꾸러미,시계, 쇠장식이 달린 혁대 따위를
다 따로 내놓았는데도 여전히 경고음이 울렸다.
경비원은 그가 손대지 않은 마지막 주머니 속의 것들을 꺼내 보라고 요구했다.
그이는 그제서야 마지못해 한숨을 쉬더니
벨벳 천으로 싼 금속제 보석함을 꺼내며 뚜껑을 열어 보였다.
그이는 여전히 보안검사 통로에 그대로 선 채 나에게 아내가 되어 주겠느냐고 물었다.
그의 청혼이 수락되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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