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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에 대해서 - 허만하

Joyfule 2010. 7. 21. 10:41
      
      이슬에 대해서 - 허만하   
      희망과 절망 두 개의 극 사이에서 
      가늘게 떨고 있는 나침반 바늘 
      남과 북 두 개의 극으로 균형을 잡고 
      무한 공간에서 원심력처럼 돌고 있는 지구같이 
      진흙의 깨끗함과 흰 눈의 더러움 사이에서 
      풀잎처럼 흔들리고 있는 섬세한 감성. 
      중천에 직립한 풀잎 끝에 
      맺히는 한 방울 수분처럼 
      물은 얕은 높이에서도 밑으로 떨어진다 
      꼿꼿하게 서 있는 풀잎은 알고 있다 
      아득한 별빛 높이를 위하여 
      어둠의 지층이 누워 있는 것을. 
      태양 둘레를 도는 지구에 버금가는 
      여리고도 정갈한 이슬의 무게를 
      풀잎은 투명한 외로움처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