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도와 그의 영성
3) 이용도의 신앙
그는 자신의 삶 속에서 보인 신앙의 단계를 넷으로 나누면서 일기에 기록하였다. 그가 분류한 교회시대, 수도시대, 신앙시대, 사랑시대 등 네 시대를 중심으로 그의 신앙적인 삶을 살펴보자.
(1) 교회시대 - 교회조직과 제도에 얽매여서 허덕이는 시대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신학교 졸업반이던 1927년, 통천에 첫 목회를 시작하던 1928년대가 그러한 시대가 아닌가 한다. 그의 눈에는 교회라는 것이 모순되게 보였다. 따라서 그의 신앙적 입장은 교회비판으로 돌아갔다. 당시 그의 일기장에는 교회를 비판하는 말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그는 교회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대조시켜 다음과 같이 쓴 것이 있다.
있는 것- 말질, 시기분쟁, 불평, 근심걱정, 분열, 이기, 가정 불안
없는 것- 기도, 사랑, 감사, 찬송, 협동, 봉사, 가정기도
그는 당시의 교회를 비판하여 “예수는 죽이고 그 옷만 나누는 현대교회”라 하였으며, 또한 “예수의 피를 버리고 그 형식만 취하는 현대교회”라 하였다. 요컨대 현대교회에 대해 사망진단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그는 참다운 교회부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그러한 의미에서 소생을 의미하는 신앙부흥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2) 수도시대 - 교회의 관심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돌아온 것이다. 여기서는 내적인 영, 육의 투쟁이라는 데에 관심의 초점이 있다. 주제는 사랑이었다. 육을 자기애와 세상애라 하였고, 영을 동포애와 주님애라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육을 죽이고 영을 살리려는 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심지어는 육욕이야말로 마귀요, 회개를 이러한 육적인 자기를 부정하고 포기하는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그의 수도생활은 다른 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것은 그가 말년까지 되풀이하여 자기 일기 첫머리에 적던 그의 좌우명이다. “고(苦)는 나의 선생, 빈(貧)은 나의 사랑하는 아내, 겸손은 나의 궁전” 이라 하였다.
그는 가난에서 태어나서 가난 속에 죽은 사람이었다. 26세에 폐병3기에 들어간 그는 결국 폐병으로 말라 죽는 고통 속에 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남달리 예리한 감정과 예능적 재능이 있었던 그에게는 육이 지배하려는 일종의 허영심이 있었으며, 대중 부흥회에서 얻는 인기에서 일종의 영웅심이 뒤따랐다. 그리하여 그는 고난 속에서 배우고, 가난을 불평하지 아니하며, 항상 겸비를 몸에 지니려고 애쓰는 생활을 하였던 것이다.
(3) 신앙시대 - 그는 신앙의 대표적 인물을 바울로 들면서 신앙의 진의를 믿음과 사랑으로 이해하였다. 예수를 승인하는 것과 영의 나라를 승인하는 것이 신애라고 보았다. 그에게 있어 신앙은 부업일 수 없는 본업이라 하였다. 그리고 그가 부흥회와 편지로 사람들에게 권한 말 중 가장 강조한 것은 “예수에게 미치라.”는 것이었다. 남이야 욕을 하든지 죽든지 살든지 “나는 다만 주를 위하여 미치려고 하는 마음 하나밖에 없는 미천한 말석의 종”이라고 스스로를 지칭하였다. 그처럼 “미치자.”는 말을 많이 쓴 목회자는 드물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열광주의에 광(狂)자를 붙일 만하다.
(4) 사랑시대 - 그는 사랑의 사도 요한을 자기의 이상으로 삼고 있었다. 요한복음과 요한 일서는 그의 가장 친숙한 책이었다. 거기에서 사랑을 찾았고, 영과 하나 되는 신비를 발견했던 것이다. 그가 신학생 시절에 그토록 애써서 샀던 백과사전 한 질과 함께 건조한 신학을 멀리하여 버리고 톨스토이, 토마스 아 켐피스, 타고르, 썬다싱 등을 가까이했던 성격이 여기서도 엿보이는 것이다. 건조한 이론이 아니라 황홀한 기도의 비밀을 즐겼다. 그는 또 추상적인 전체가 아니라 구체적인 하나에서 전체를 보려고 하였다. 이러한 모든 심적 운동을 그는 사랑이라는 말로써 요약하였다. 그리고 그가 최후로 돌입한 곳은 실로 이 사랑의 본질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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