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우의 햇볕같은 이야기
인사를 잘하자
조치원시장에는 ‘3천원 짜장’ 가게가 있습니다.
항상 사람들이 많은데 진짜 맛이 있어서인지 가격이 싸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날도 가족들과 그 식당에 갔습니다.
그때, 온 국민이 다 아는 유명한 정치인이 보좌관들과 함께 들어왔습니다.
먼저 온 손님 자리 미처 치우기도 전에 그 빈자리에 앉았습니다.
“짜장면 한 개 줘봐유”
사람들이 더러는 악수를 청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런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니 작은 딸과 함께
사진을 한 장 찍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사를 다 한 것을 확인하고 얼른 “제 딸과 사진 한 장 찍고 싶습니다.”
그분은 “그래요.” 하면서 얼른 손거울을 보고 얼굴을 매만지고 코트를 벗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작은딸과 나란히 서서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느 학교 다니지요?” 작은딸이 아무개 고등학교에 다닌다고 하니
“오! 그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들어가는 학교... 그래요. 꼭 꿈을 이루기를 바래요.”
저는 그분이 한 카리스마 하는 ‘무서운 사람’이라는 소문과는 달리
참 섬세하고 사람을 정성껏 대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너무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는 인사가 참으로 정성스러웠습니다.
인사만으로도 이렇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다니...
인사는 무조건 나를 낮추고 나의 좋은 기운을 상대방에게 주는 것입니다.
좋은 기운을 받은 상대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지위가 높아도 인사를 할 때는 최대한 기운을 낮춰야 합니다.
기운을 낮추지 않는 인사는 좋은 기운을 주지 못해서 인사를 하고도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그렇게 무서운 분을 왜 그렇게 추종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