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를 죽이는 말 한마디 from LG 경제연구원
인재 Killer #2 : “00에게 맡길 걸 그랬군…”
똑같은 사람이 한 상사에게 “왜 00씨같이 좀 못하나? 00씨에게 맡길 걸 그랬군” 이라는 말을 듣고, 다른 상사에게서는 “당신은 논리력이 좋고, 00씨는 정보력이 뛰어나지요” 라는 말을 듣는 경우도 있다. 인재라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뛰어난 점이 다르기 마련인데, 리더가 강점이 아닌 단점에 주목한다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 이러한 리더 밑에서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일도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장점을 무시하고 단점에만 주목하는 한 마디는 인재의 능력 발휘를 가로막는다. 결과적으로 이런 말을 많이 하는 기업은 사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하여 생산성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세계 최고의 테너로 불리는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아직 무명의 신인일 적의 일이다. 한 공연에서 원래 주연을 맡기로 된 성악가가 도착하지 못하여 그 역할을 대신하여 무대에 서게 되었다. 그가 노래를 마쳤으나, 청중석에서는 냉담한 침묵만이 흘렀다. 이 때 그의 아들이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며 “아빠, 정말 잘 불러요, 브라보!”라고 외쳤다. 그러자 청중들도 하나 둘 박수를 따라치고 환호하였다고 한다. 아들의 그 한마디가 없었다면 파바로티 신화는 없었을 것이다. 경제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의 2001년 연구에 따르면 지식과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들인 ‘창의적 계층’은 도전과 책임, 유연성 같은 내적 보상을 봉급보다 훨씬 중요한 동기부여의 요소로 꼽는다고 한다. 격려의 말 한 마디가 인재가 가진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90년대 미국 최대의 컴퓨터 판매 회사였던 컴프USA (ComUSA)사의 전 CEO인 제임스 헬핀은 직원들의 능력을 무시하고 부족한 능력만을 지적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점포장들과 회의를 할 때, 실적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따로 자리를 배정하여 앉히고 각 점포의 손실률을 명패에 적어 달게 하기도 하였다. 서로 경쟁하여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나, 결과는 도리어 직원들의 능력 발휘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당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결과를 보면 불신이 팽배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그의 재임 기간 중 이 회사는 비즈니스 위크 지에 의해 ‘최악의 고객 서비스를 하는 회사’와 ‘최악의 주주관계를 가진 회사’라는 불명예스러운 자리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회사를 재정위기에 빠트린 그는 부정거래 혐의로 2억불 배상 소송에 걸리면서 해고당했다. 컴프USA의 주식 가격은 2년 만에 1/10로 떨어져 헐값에 매각되었다. 반면에 미국 IT 산업의 성공 신화 중 하나인 세이피언트(Sapient)사는 성격과 스타일이 상반되는 두 CEO가 서로의 강점을 인정한 것이 기업을 일으킨 가장 큰 요인이었다. 한 사람은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관리자의 표본이라 할 수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비전 중심의 이상주의자로 현실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런데 두 파트너가 서로 보완하고 상승효과를 낸 것이 이 회사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발군의 성장세를 거둘 수 있게 했다. 만약 이 두 CEO가 서로의 강점 대신 단점에 주목하였다면, 이 기업의 성공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인재에게 능력 발휘의 기회를 주는 한 가지 공식적인 방법은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잭 웰치는 GE 회장 재임기간 동안 자기 시간의 75%를 인재를 배치하고 보상하는 데 썼다고 말했다. 이미 뽑아놓은 사람들을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 배치하고, 그들이 낸 성과에 대해 인정하고 보상하는 것에 가장 많은 노력을 집중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에서도 권한 위임과 적재적소 배치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 소비재 제조업체인 A사의 경우 생산라인을 개혁하여 종업원 각자에게 다양한 종류의 작업을 맡겨, 해보지 못한 새로운 작업에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었다. 처음에는 숙련도가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은 새로운 일을 배우는 보람과 재미를 느꼈고 전반적인 생산성도 월등히 높아졌다고 한다. 심지어 구성원들이 직접 새로운 기계를 디자인하는 등 새로운 생산방식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에 성공하여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당신 주변의 누구라도 지금까지 간과되어온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한 사람씩 어떤 강점이 있는지 생각해 보시라. 다음 번에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는 “당신은 이런 점이 뛰어나니, 이 일을 맡아보는 게 어때?”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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