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자리 3만 개’ 단비 같은 삼성의 평택 투자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3만 명 이상의 일자리를 만드는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
삼성은 경기 수원사업장의 2.4배에 이르는 395만 m²(약 120만 평) 규모에 태양전지 의료기기 등
미래성장산업 기지를 조성할 용지를 확보했다. 삼성이 국내외에서 투자한 용지 중 최대 규모다.
2015년 말 산업단지 조성이 끝나고 최소 수십조 원의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침체 속에서 이루어지는 대기업의 대대적인 투자는 가뭄 속 단비 같다. 평택 시민은
투자 소식이 알려지자 “수원 탕정에 이은 삼성도시가 됐다”며 들뜬 분위기다.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와 미래 성장 산업은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대부분의 젊은이가 희망하는 양질의 일자리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 만든 청년 인턴이나 공공근로
일자리처럼 한시적인 일자리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벌써 재정절벽(Fiscal Cliff·정부 재정지출이
갑자기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재정지출 축소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소비 부진에 대한 걱정이다. 각종 복지지출로 재정 여력이 크지 않은 한국에도
남의 일만이 아니다.
올해 한국 경제가 2%대의 성장에 머물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경기 침체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은 기업 투자와 일자리에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전국 성인 남녀 2028명을 대상으로 ‘기업에 가장 바라는 일’이 무엇인지 조사한 결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답이 48.6%로 가장 많았다. 다행히 올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그룹 같은 600대 기업(금융권 제외)이 역대 최대 규모인 140조7719억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북돋울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기업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삼성이 이번 투자 결정을 내리기까지 곡절도 많았다. 진입도로, 용수 공급, 폐수종말처리장 등 산업단지 기반시설의 국비 지원을 얻어내는 데 시간이 걸렸다. 산업단지 조성 및 공장 건축과 관련한 각종 인허가에 속도를 내야 한다. 미국 중국 등 경쟁국은 대규모 투자를 하는 첨단기업에 용지를 거의 무상으로
주고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올 초 국정연설에서 “미국으로 회귀하는 기업에는 세금을 우대하겠다”고 선언했다.
해외로 나간 기업을 되돌아오게 하지는 못할망정 지나친 ‘대기업 때리기’로 있던 기업마저 해외로
내쫓을 일이 아니다. 정치적 악의까지 포함된 반(反)기업 정서가 기승을 부릴수록 대기업들의
국내 투자 의욕은 식어갈 것이고, 종국엔 국민이 그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동아일보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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