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피는 봄날에 - 운봉 공재룡

제비꽃 피는 봄날에 - 운봉 공재룡 습기 머금 제비꽃 잎에 아롱아롱 떠오르는 그리운 얼굴 어쩌면 인생의 고갯길 함께 했으면 인연이 됐을 그 이름 중년을 훨씬 넘긴 나이 어느 하늘 아래 어느 곳에 살고 있을까. 뽀얀 안개 속에 아지랑이 틈새 비단치마 두르고 고단하고 지친 중년의 어께 너머 희미한 기억 속에 떠나가고 나는 어디에서 와서 나는 어디로 가며 지금 어디쯤 왔을까. 어느새 봄은 내 곁에서 환한 미소로 내게 손짓하지만 이젠 체념이란 두 글자에 낯설지 않은 각인 된 나의 삶에 오늘도 남풍이 부는 제비꽃 피어 있는 언덕을 서성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