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할 때, 명령할 때의 화법 ♣
설득이나 의뢰는 상대를 이쪽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사람을 움직이더라도 이쪽이 의젓한 자세로 지도하고 명령하는 화법이 있다.
이처럼 상대를 움직이는 지도의 화법에는 이쪽의 리더쉽이 있어야 하고,
명령의 화법에는 권력의 배경이 있어야 한다.
정부라는 권력, 법률이라는 권력, 상사라는 직장의 권위,
이같은 것이 없으면 명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도는 권력과 달리 상대로부터 신뢰를 얻음으로써 이쪽의 말에 따르게 된다.
"횡단보도를 통해 길을 건너시오."는 명령이지만,
"횡단보도를 통해 길을 건넙시다."하면, 지도가 된다.
결과적으로 동일하게 횡단보도를 걷게 하는 것이지만 화법은 조금씩 달라진다.
명령이란 원래 위에서부터 아래로 강제하여 복종케 하는 수단이지만,
지도의 화법의 되면 매우 부드러운 말하기가 된다.
그러나 지도의 화법도 그 강도가 지나치면 상대에게 강제성의 인상을 주게 된다.
어린 자녀에게
"공부해라!" 하고 명령하는 것은 부모의 입장에서 강제하는 것이나,
오늘날과 같이 부모의 힘이 통하지 않으면 그것은 공허한 명령이 되고,
이에 복종이 따르지 않으므로 상대를 움직일 수 없다.
결국 물리적 힘을 가하면, 어린이는 이것이 싫어 공부하는 시늉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의 화법은 바로 지도이다.
명령형으로 가르치는 것은 예전 방법이요, 그것은 현대적 의미로 볼 때 교육이 아니다.
선생님의 화법은 명령과 같이 호령으로 일관하지 않으나,
긴 시간에 걸쳐 학생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이에는 설명의 화법을 적용하여 상대하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사실을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명령은 강제이나 권력자가 지나치게 권력을 이용해 명령만을 연발하며,
정작 명령이 필요할 때 그 위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평소에는 되도록 설명하여 납득시키는 형태로 부하를 움직이도록 하고,
부득이한 때만 과감한 판단을 내리며 단호하게 명령할 때 명령의 참된 위력이 발휘된다.
미국의 심리학자 레어드는 명령이란 질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의미는 명령하는 대신 질문하라는 것이다.
명령이란 어떤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대한 방법을 지시하는 것이다.
상사는 부하에게 처리방법을 명령하기 전에 충분히 그 일의 내용을 설명하고,
"이러한 경우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나?"하고 질문하다.
부하가,
"이렇게 하면 좋겠죠."하고 대답한다.
그것이 명령하려고 생각한 처리법과 일치하지 않을 때는,
"그렇지, 그것도 좋은 생각이야, 그런데 좀더 좋은 생각이 없을까?"
하고 다시 두 번째 질문을 계속한다.
사람의 머리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또 일정의 사태를 처리하는 방법도 그렇게 많은 것이 아니다.
결국 두세번 질문하는 중에 자기가 명령하려는 것과 동일한 대답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때, "바로 그게 좋은 생각이야. 그렇게 좀 해주게나."
하고 나가면, 부하는 자기 아이디어가 채택되고 자기 계획에 의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보다 분발해서 기분좋게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레어드의 (명령- 질문)이라는 말하기의 공식이다.
그러나 화법은 나와 너의 인간관계이므로 상호간의 신뢰감을 무시하고
다만 테크닉에만 의존하고 테크닉을 응용하는 데 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상사에게 어떤 성의가 보이지 않는다면
부하 또는 기계적인 움직임 밖에 더 나타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자기가 명령하고자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부하가 더 훌륭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
마땅히 그것을 채택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명령이 질문으로만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번거로이 할 여유가 없는 화급한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사정을 잘 설명한 다음에 명령을 한다.
이렇게 되면 명령이라 해도 의뢰의 화법에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