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Death And The Maiden, 1994)
국가 : 미국, 영국, 프랑스
감독 : 로만 폴란스키
출연 : 시고니 위버, 벤 킹슬리, 스튜어트 윌슨
<줄거리>
남미의 한 나라에서 군사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여주인공인 파올리나(시고니 위버 분)는 독재 정권의 비호 아래 자행된
비인간적인 고문으로 고통받은 여인이다.
파올리나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과거에 당했던 고문의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아픈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아내 파올리나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끔찍한 고문을 견뎌낸 사실을
마음의 짐처럼 안고 살아가던 헤라르도는 진상 조사위원회의 위원장직을 맡아,
형식뿐이 아닌 내실 있는 조사 활동을 마음 속으로 벼른다.
바로 그날,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오던 헤라르도는 차가 펑크나
이웃에 사는 의사 미란다(벤 킹슬리 분)의 도움으로
그의 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온다.
집 앞에서 남편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닥터 미란다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파올리나는 그가 15년 전에 눈을 가린 채,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라는 현악곡을 틀어 놓은 채
자신에게 전기고문과 성폭행을 가하던 바로 그 의사라는 것을 알게 된다.
15년을 별러 오던 파올리나는 즉석에서 복수를 계획한다.
거실에서 둘이 얘기하고 있는 사이에 파올리나는 닥터 미란다의 차를 끌고 가
벼랑에 밀어 떨어 뜨리고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던
닥터 미란다를 결박한다.
그 상황에서 파올리나와 헤라르도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그때 일에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헤라르도는 파올리나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며 새삼 애정을 재확인한다.
그러면서 파올리나가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닥터 미란다로부터 진심 어린 참회의 고백을 받아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백을 얻어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부인하기만 하던 닥터 미란다는 절벽 위에서 어쩔 수 없는 죽음에 직면하자,
마침내 잃어버린 양심을 되찾는다.
그는 자신이 저지른 죄를 파올리나에게 낱낱이 고백한다.
그의 고백을 들은 파올리나는 한 정상적인 인간이 상황에 의해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타락할 수 있는가 하는 사실에 전율하며,
자신이 그렇게도 증오하던 그 의사도 결국은 비정상적인
시대와 상황이 만들어낸 역사의 희생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파올리나는 그를 용서함으로써 15년간 자신의 삶을 눌러왔던 질곡에서 벗어나고,
사랑하는 남편 헤라르도와 함께 새 삶을 찾는다.
<영화해설>
아리엘 도프만(Ariel Dorfman)의 세계적인 희곡
'죽음과 소녀(Death And The Maiden)'을 영화화한 것으로
73년 조국인 칠레가 쿠데타로 인해 군부 독재가 시작되면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던 그가 정치와 폭력에 얽혀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아리엘 도프만의 희곡은 91년 런던에서 초연,
로렌스 올리비에 상을 수상하는 등 선풍적인 여세를 몰고 왔으며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는 마이크 니콜슨 연출에 글렌 클로즈, 진 해크만,
리차드 드레이퓨스 등 호화 배역진에 의해 공연되어
토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영화는 시고니 위버와 벤 킹슬리, 스튜어트 윌슨이 열연했다.
♬.. String Quartet No. 14 in d min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