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사전트 교수는 평생 연구해온 '합리적 기대가설론'과 관련해 "경제를 호전시키기 위한
대부분의 정부 개입은 도리어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 서울대 교수가 지난 15일 오전 강의에서 자신의 이론인 ‘합리적 기대가설론’을 영어 단어 하나 없이 수학으로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수학은 경제의 언어”라며 강의 내용을 모두 수학 공식으로 풀어낸다. /이명원 기자
![](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303/22/2013032200254_1.jpg)
―한국은 정부 주도로 성장을 이뤘는데 교수님 이론과는 정반대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이 지금의 성장을 이룬 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제도와 자유경쟁 체제 덕분이지, 직접적인 정부 개입의 효과는 아니에요. 한국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고등학교를 마칩니다. 고급 인력이 넘쳐나죠. 이게 바로 한국이 세계 15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이유지요."
사전트 교수는 잠깐 말을 멈추고 주머니에서 삼성의 최신 휴대전화인 갤럭시노트2를 꺼내 보였다.
"이 창의적인 기계를 보세요. 창의적인 교육과 끝없는 경쟁 없이는 이런 훌륭한 물건을 만들 수 없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했다는 그는 애플이 특허권을 주장하며 삼성에 소송을
걸자 화가 나서 갤럭시노트2로 바꿨다고 한다.
"애플의 특허 독점주의는 결국 애플을 묶는 족쇄가 될 겁니다. 자유경쟁만큼의 효율을 낼 수가 없어요. 한국 정부가 말하는 '창조 경제'도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창조적인 경제를 만들려면 자유경쟁 체제를 마련하는 게 필수입니다."
그는 또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인 청년실업에 대해서도 "가장 효과적인 청년실업 대책은 교육제도를 개편하는 것이지, '청년인턴제'와 같은 정부 정책은 장기적으로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전트 교수는 정부 주도 경제정책의 폐해 사례로 북한을 꼽았다.
"정부 주도의 경제체제는 그 사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북한을 보세요. 대체 정부가 만들어낸 게 뭐죠? 바로 핵폭탄입니다."
☞토머스 사전트 교수는
거시경제학의 '합리적 기대가설'을 발전시킨 공로로 동료 학자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201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합리적 기대가설론'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발표하든 간에 시장이 그 상황을 먼저 이해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정부가 막상 정책을 도입했을 때는 효과를 거의 발휘하지 못한다는 이론이다. 사전트 교수는 UC버클리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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