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에이지 운동의 음악들. - 곽용화
청소년 대중문화진단
돌더미 가운데 핀 꽃이 되라
최근 몇년간 신세대 가수들은 대중앞에서 자신을 좀더
자극적이고 개성적인 모습으로 포장하여 내어 놓으려고 시도해 왔다.
이러한 시도는 한마디로 '튀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른 가수들에 비해서 대중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고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위한 방법중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돌더미 가운데 핀 꽃처럼 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사가 채정은은 이러한 대중음악 가수들의 시도를 보고
포장지와 리본에 투자하는 단위가 높아졌다고 진단한다.
신세대 가수들이 튀어 보이는데는 그들을 따라 다니는 코디네이터들의 영향이 크다.
이들은 자신들이 담당하는 가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튀어보이기 위해
기성복을 사다가 여러 형태로 만들기도 하고 심지어는
일본이나 홍콩, 미국 등지에서 사다가 입히기도 한다.
항상 외국의 패션에 민감하고 조금이라도 더 세계적인 유행을
빨리 따라가기 위해 노력한다.
전속 코디네이터와의 합작으로 만든 머리 스타일과 의상으로 인기를 얻었던
신세대 가수 중의 대표적인 가수로는 바로 김건모를 들 수 있다.
앞머리와 윗머리를 앞으로 빗어 두피에 붙이는 헤어 스타일을 유행 시키다가
다시 오른쪽 옆머리를 계단식으로 면도하고 앞머리도 쥐가 파먹은 듯이
들쭉날쭉하게 만든 SW(Stairway) 헤어스타일을 하기도 했었다.
의상도 허름하고 큰 윗도리에 반바지를 입고 신발도 자신의 발사이즈인
260mm보다무려 30mm가 더 큰 290mm군화를 신기도 했었다.
최근에는 팔이 길고 여러가지 색이 혼합된 남방에 모자를 쓰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 그는 자메이카 스타일의 패션을 유행시키기도 했었다
튀기 위해서 비정상적인 패션을 유행시키는 가수들도 있는데
그 대표적인 가수가 바로 '슈퍼맨의 비애'를 부른 D.J.덕과
'날 떠나지 마' 를 부른 박진영이다.
이들은 한 겨울에 몸에 달라붙는 반팔 T셔츠를 입고 나와 노래를 부른다.
겨울이면 누구나 다 긴팔 옷을 입는 것이 상식인데 그러한 상식을 벗어나
처량해 보이는 반팔 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특히 박진영은 반바지를 입고 겉에 비닐과 같은
투명한 소재로 만든 바지를 입고 나오기도 한다
독특한 헤어 스타일로 노래를 부르는 대표적인 가수로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부르는 박미경을 들 수 있다.
일명 '박미경 퍼머'라고 불리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는 '빨래반 퍼머'와
이를 변형시킨 '언밸런스 퍼머'이다
머리에 굵은 웨이브를 주어 생머리와 빨래판 처럼 구불구불한 머리를 섞은
이러한 머리 스타일은 지금 이십대 여성들사이에서 유행하고 있기도 하고
이밖에도 D.J. 덕은 짧은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기도 하고
투투의 멤버였던 황혜영은 머리에 눈을 맞은 것처럼
하얗게 물들이고 나오기도 하는데 초대손님으로 나왔던 가수
이문세가 계속해서 눈 맞았냐고 놀리기도 했었다.
독특한 스타일 외에도 남녀의 키가 바뀐 언밸런스한 듀오도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는데 '쇼팽과 인어공주' 를 부르는 팝콘이 바로 그들이다.
혼성 이인조 듀오인 이들은 혼성 듀오라면 남자의 키가 크고
여자의 키가 작은 것이 일반적인데 이러한 관례를 깨고
오히려 여자가 남자보다 키가 더 큰 듀오이다
모델가수 출신인 여성멤버 신시아는 Im74의 장신인 반면에
남성 멤버인 석우준은 Im64로 무려 10cm나 작다.
튀기 위해서는 춤도 한몫을 한다
브레이크 댄스에서 유래된 춤으로 온몸이 32비트 리듬에 맞춰 흔드는
디기딥 춤과 '비밀은 없어'를 부르면서 추는 전기춤의 룰라,
반쪽춤을 추었던 투투, 스틱춤을 추었던 D-보이스, 딱따구리 춤을 추었던 솔리드,
접시닦는 춤을 추는 코코, 엉덩이 춤을 추는 박진영,
코믹춤만 추는 멤버를 한명 기용해 독특한 춤을 추는 소방차 등
개성적인 춤을 추는 신세대 가수들도 있다
신세대 가수들의 이러한 튀기위한 방법들은
신세대들 사이에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때 서태지와 아이들이 상표가 달린 옷을 입고 나왔을 때
그것이 유행했던 것처럼 신세대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의
스타일을 쉽게 닮으려고 한다
이것은 신세대 가수들이 신세대들의 문화를 주도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하며
이들의 역할이 문화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의식을 가진 신세대 가수들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이에 대한 대답은 매우 인색할 것 같다.
신세대 문화에 대해 건전한 의식을 가진 가수들의 모습은 사실
그동안 그리 쉽게 발견할 수 없었고 오히려 부정적인 면만 나타났었다.
신세대 가수들의 대마초 흡연 사건을 비롯해
문화 보다는 인기에 집착하거나 그와 관련된 물질에 집착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기를 얻어 앨범이 많이 팔리고,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 해서 부를 수 있고,
풍부한 물질을 얻는 것 외에 신세대 문화를 주도해 간다는 의식을 가지고
책임감을 느끼는 가수와 작곡가, 작사가, 매니저
그리고 코디네이터들이 과연 있을까?
슬픈 사랑 타령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노래를 만드는 사람들과
그러한 노래로 인기를 얻을려는 가수들,
그리고 그것에 맞게 포장하고 조금이라도 더 튀게 보이려는 코디네이터,
노래를 홍보하고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얻기위해 애쓰는
매니저들에게 과연 건전한 문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스타일로, 노래로, 춤으로 다른 가수들과 비교해서 조금이라도
더 튀어보려는 생각보다는 건전한 청소년 문화를 위한 경쟁이
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신세대 가수들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