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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융 Part 3. 분석심리학의 주요 개념

Joyfule 2015. 9. 25. 10:18

 

 

칼 융 Part 3. 분석심리학의 주요 개념

 

4. 자아와 그림자

 

심리학적 유형은 네 개의 원형적 형상들four archetypal figures을 포함하는, 보다 광범위한 정신적 에너지 역학의 일부이다. 이 형상들은 을 이루어 작용하는데, 짝의 한쪽 형상은 의식적인 형상이고 다른 한쪽은 그에 대한 무의식적 카운터파트이다.

 

첫 번째 짝 : 자아와 그림자
융은 그가 학창시절에 꾸었던 꿈을 회상하였다. 안개가 짙고 세찬 바람이 부는 컴컴한 밤이었다..

“나는 바람 때문에 내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애쓰며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나를 따라오는 거였습니다. 무시무시했죠. 그런데 그것은 내 불빛 때문에 드리워진 나 자신의 그림자였습니다!”

등불과 그림자는 융 자신의 제 1인격과 제 2인격을 나타낸다. 후에 융는 이들을 원형적 형상, 자아ego와 그림자shadow라고 규정하게 된다. 분석의 첫 단계는 환자로 하여금 ‘자아-그림자’ 관계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자아란 보호받아야 하고 연마되어야 하는, 부서지기 쉽고 고귀한 의식의 등불과 같다. 자아는 목표와 정체성에 대한 자신의 느낌sense이다. 건강한 자아는 정신의 의식적 요소와 무의식적 요소를 잘 조직하고 조화를 이루게 한다. 그러나 자아가 약해지면 그 개인은 ‘어둠 속에’ 머물게 된다. 즉, 카오스적인 무의식적 이미지로 인해 수렁에 빠져버릴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림자는 우리 자신의 ‘어두운 면’이다. 열등함, 비문명적임, 에고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하는 동물적인 특성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림자가 전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원시적이고 부적응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직하게 그림자를 대면한다면, 그림자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자아와 그림자가 소설에 등장하는 제킬박사와 하이드씨라고 생각해보자. 이 소설은 우리 모두에게 내재한 고전적인 ‘선과 악’의 분리 문제를 다룬다. 하이드씨는 자아 자체가 망가졌을 때 실제로 정신적 건강을 위험에 빠뜨렸다. 이런 과정이 어떻게 일어날까?

자아가 의식의 중심부이긴 하지만, 자아를 인격의 전체성wholeness, 즉 개성화 과정의 최종 목표이기도 한 자기self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만약 자아를 자기와 동일시하게 되면 자아팽창inflation이 일어나 그 사람은 위험스러운 신적 존재가 된다. 다시 말해, 팽창된 자아는 자신의 비합리적인 그림자를 다른 사람들에게 투사해서 그들을 악마라고 여기게 된다.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집단적인 정신이상을 보여 극악무도한 집단학살을 저질렀던 것은, 독일인이 자신들의 자아가 ‘순수한 아리안족’이라고 동일시함으로써 자아팽창이 일어나자, 그들의 집단적인 그림자collective shadow를 유대인들에게 투사했기 때문이다.

융적인 분석의 초기 단계에서 환자가 ‘자신의 그림자를 대면’하게 되면 혼란에 빠지게 된다. 환자가 그림자를 인식하고 그림자투사를 멈추려고 할수록, 그는 점점더 자신의 자아가 위협받는다고 느끼게 된다.
Oppenheimer, John Robert
뉴욕 출생. 유대계 무역상인 아버지를 두어 반유대주의 파동 속에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25년 하버드대학을 졸업, 케임브리지대학등에서 유학했고 후에 캘리포니아공과대학 교수가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로스앨러모스의 연구소장으로서 원자폭탄제조계획을 지도했는데, 1954년 그 동안의 수소폭탄제조계획에 대한 반대가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 원자력 관련 기밀사항에 대한 접근을 금지당했다. 미국의 이론물리학계에 지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1963년 엔리코페르미상을 받은 바 있고, 주요저서에는 《The Open Mind, Science and the Common Understanding》(1954)이 있다.
“저 사람들이 이런 짓을 했어, 저들이 나쁜 거야, 저들은 맞아도 싸, 이런 말들을 하지 않으면 하지 않을수록, 나는 나 자신이 점점 더 심각한 문제에 빠지고 있다구요!”

“당신은 이제 막 당신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하는 것들이 사실은 당신 내부에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 겁니다. 당신 자신의 그림자를 다루는 법을 배우도록 하세요.”

 

집단적 그림자란?

 

정신은 개인에게만 속한 것이 아니라, 개인과 똑같은 방식으로 구조화된 집단적인 성질 또한 가지고 있다. 집단적인 정신은 시대정신Zeitgeist를 형성한다.

집단적인 정신의 그림자의 한 예가 나치 독일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집단적 행동과 집회 등에서도 당신은 집단적 그림자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축구경기장에 모인 군중은 집단적인 자아를 형성하게 되어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바로 통제되지 않는 훌리건들이다!

집단적인 그림자는 과학적인 사건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 최초의 원자폭탄이 알라마고르도 사막에서 새벽의 버섯구름을 피워올렸을 때, 오펜하이머Oppenheimer는 이렇게 말했다.

“수천 개의 태양보다 더 밝다!”

미국의 원자력학자들은 ‘원자를 분열하는’ 나치 독일에 대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 ‘수천 개의 태양보다 더 밝은’ 과학적 성과는 이제 우리가 인류가 결코 알지 못했던 최악의 검은 그림자와 함께 살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5. 페르조나와 영혼 이미지

 

두 번째 짝 : 페르조나와 영혼-이미지

 

자아와 관련되어 융은 페르조나Persona라는 용어를 도입하였다. 페르조나란 자아의 편에 서서 외부세계와 ‘협상하는’ 의식의 일부분인데, Persona라는 말은 ‘연극의 가면’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다시 말하여 페르조나는 우리가 사회인으로서 행동할 때 착용하는 가면과도 같은 것이다.

페르조나는 사회적 계층, 직업, 문화, 국적 등에 의하여 결정되는데, 우리는 상황마다 각기 다른 페르조나를 사용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우월한 기능유형(예를 들면 사고유형)에 기초한 페르조나를 일관성있게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신적인 건강과 평정은 페르조나가 얼마나 잘 채택되었는지에 달려있다. 페르조나가 사회적 교환social exchange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아가 페르조나에 지나치게 동일시하면, 개인은 자신이 연기하는 역할에 갇혀 버릴 위험에 빠진다. ‘완벽한 페르조나’는 일방향적이고 완고하며 외곬수적인 인격을 만든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가면을 떨어뜨렸을 때 그 뒤에 아무것도 없는 것이 드러날까봐 두려워한다. 그러한 두려움에서 신경증이 발병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지나치게 좁은 영적 지평에 갇혀 있으면서 공허한 성공(페르조나로 얼굴을 가린 채 이루는)에 집착하게 될 때 신경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보다 입체적인 인격을 함양하게 되면 신경증은 사라진다.

페르조나의 무의식적 짝이 바로 영혼-이미지soul-image이다. 융은 영혼에 대한 라틴어의 남성형과 여성형의 어휘를 따와서 아니무스animus와 아니마anima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영혼-이미지는 늘 그 사람의 異性에 의해 표상되므로, 남자의 영혼-이미지는 여성, 즉 아니마이고 여자의 영혼-이미지는 남성, 즉 아니무스이다.

영혼-이미지는 무의식 전체를 나타낼 수 있는 원형이다. 그것은 유전되고, 집단적이며, ‘나이가 없다ageless’. 그러나 영혼-이미지는 異性에 대한 개인의 실제 경험, 특히 부모에 의해 수정될 수 있다. 이러한 영혼-이미지는 투사된projected 상태로 꿈이나 신화, 환상에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에게 異性에 대한 왜곡된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