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 전21권 세트 /박경리 (지은이) | 나남출판



나남출판사는 책의 크기와 활자를 독자 중심으로 리디자인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아담한 사이즈에, 거추장스러운 자켓을 제거한 양장 제본으로 내구성을 높였다. 또한 중년층 연배의 독자를 배려하여 활자의 크기를 키우고, 불필요한 여백을 줄여 지면의 손실을 최소화했다. 이외에도 본문에 소개된 방언에 뜻을 병기함으로써 오독의 여지를 줄인 점이 눈에 띈다.
<토지>는 1969년 9월 '현대문학'에 연재 시작, 한국의 독보적 작가 박경리가 26년 간 전 생애를 걸고 쓴 대하소설이다. 경남 하동 평사리를 1부의 첫 무대로 삼아 만주, 연해주, 서울, 부산, 진주, 동경 등으로 확대되며 마치 500리 섬진강 물줄기처럼, 지리산의 웅장하고 섬세한 산세처럼, 장대하고 변화무쌍하게 우리 민족의 삶과 운명과 한을 풀어헤친다.
평사리 최참판댁 가문의 5대에 걸친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동학혁명의 좌절 이후 해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한 많고 파란만장한 근현대사가 드넓은 모신(母神)의 사랑 속에 되살아나는 영원한 걸작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 세트 구매 독자에게는 부록 <토지 인물사전>(정가 4,000원)을 무료로 제공한다. <토지 인물사전>은 <토지>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전언이나 기억을 망라한 것으로 각 부-편-장별로 찾기 색인을 넣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참조하기에 좋다.



박경리 (작가프로필 보기) - 본명 박금이(朴今伊). 1926년 경남 충무에서 태어나 진주여고를 졸업했다. 1956년 '흑흑백백'으로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불신시대>, <김약국의 딸들>, <시장과 전장> 등의 장편 소설과 중.단편 소설, 수필집을 발표하였다. <토지>는 황석영의 <장길산>과 함께 1984년 '한국전후문학 30년의 최대 문제작'(한국일보 선정)으로 선정된 바 있다. 1991년부터 현재까지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서 강의중이며 생명 사상과 환경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인 김지하는 그의 사위이다. ![]() |



제1부
제1편 어둠의 발소리
제2편 추적과 음모
제3편 생명의 강, 생명의 불꽃
제4편 역병과 흉년
제5편 떠나는 자, 남는 자
제2부
제1편 북국의 풍우
제2편 꿈 속의 귀마동
제3편 지리산 사나이들
제4편 용정촌과 서울
제5편 여한이 없는 사랑
제3부
제1편 장엄하고 처절한 계절
제2편 분노의 파도
제3편 붉은 구름바다
제4편 잠자는 신화
제5편 젊은 사자들
제4부
제1편 생존의 본능
제2편 슬픔이 빚는 진실
제3편 비애가 아닌 생명의 한
제4편 미래가 없는 인연
제5편 악령
제5부
제1편 혼백의 귀향
제2편 운명적인 것
제3편 바닥 모를 늪 속으로
제4편 그날이 오면
제5편 빛 속으로
부록
<토지 인물사전 - 박경리 대하소설> (이상진)
삶은 물이 흐르듯
http://blog.aladdin.co.kr
토지(土地)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의 시대 배경을 담은 박경리의 25년동안의 저술이다. 시작부분에서는 경상남도의 섬진강 근처 평사리라는 마을 사람들과 최참판댁의 이야기로 시작되나, 그들이 일제시대를 겪으며 생활고나 독립운동으로 만주,간도,지리산으로 이동하면서 공간적 배경은 넓어진다.전체를 5부로 나누고 권수로는 21권이라는 긴 분량으로 엮어냈는데 시간에 대해 언급할수밖에 없는 것은 작가가 기나긴 시간동안 인고의 과정을 거친것에는 못 미치지만,독자의 입장에서도 읽어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을 전공했으면서도 이제껏 토지를 읽지 않았던 이유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한참 후에 토지가 마무리 되었다는 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간 접했던 한국 문학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특히 삼일 운동 직후인 1920년대부터 2차대전이 끝날 즈음인 1940년대까지의 한국 문학은 작가들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암울한 시대적 상황때문에 비극적,비관적,허무주의적 관점을 떨쳐내지 못함으로써 읽고 난후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일본을 거쳐 들어온 서구의 각종 사조를 대입해 가면서 한국 문학을 표현했겠지만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었음을, 그리고 현실을 고발하고 싶은 마음을 읽어야 하는 독장의 입장에서 가슴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 모든 우려를 뒤로 하고 토지를 집어 들었을 때 도입부인 2~3권까지는 이전까지의 편견에서 벗어날 수 없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 이후 전개되는 본격적인 박경리의 문학세계는 '토지'속 세계에 빠져들게 했다.
'토지'하면 긴 글의 내용과 더불어 주인공인 최서희,김길상,봉순 세 사람의 운명을 생각하게 되는데 막상 차근차근 읽어보면 최참판댁의 무게는 묵직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허리를 못 펼 정도로 일을 하고 고생해도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하는 농민, 몰락해서 이름만 가진 양반, 경제력을 얻어 양반앞에 당당한 역관, 노비신분으로 살다 면천되어 경제력을 얻어도 신분 컴플렉스를 갖게 된 사람들....구한말의 신분제가 허물어져 가는 상황과 경제력이 힘을 싣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경제력과 함깨 교육열도 현실에 만만치않은 영향을 미치는데 당시 국내에는 고등교육기관이 부족해서 일본으로 유학하곤 한다. 물론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므로 이때부터 엘리트 의식이 생기고,계급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고등교육을 선택하기 시작했던가 보다.
또한 자유롭게 연애할 수는 없어도 그들의 표정이나 눈빛으로 독자의 마음까지 설레이게 하는 연인들이 등장하는데, 이용과 월선의 이야기는 읽는내내 마음이 아팠고, 특히 월선이 임종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찡했었다. 일본인인 오가다 지로와 유인실의 사랑도 가슴 아팠고,이홍과 장이의 사랑도 안타까웠으며, 송영광과 이양현의 사랑에서는 답답하기도 했다. 사랑의 감정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불러 일으켜지는 것이란 생각에 그들이 다른 환경이었거나 다른 방식의 사랑을 했다면 혹시 이룰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가져보았다.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나 독립운동에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거의 어김없이 시국에 대한 토론이 논쟁처럼 펼쳐지곤 하는데 국내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의 정치 상황은 물론이고,미국이나 유럽까지 국제 정세가 자세해서 시대적 배경을 짐작하면서 함께 그 현실을 겪어내야 할 우리 민족의 삶이 걱정스럽기도 했다.
뭐니 뭐니 해도 토지에서 가장 맛깔스러운 부분은 서민들의 삶의 모습인데 생로병사가 물 흐르듯 흘러 세월은 모든것을 흘러가게 하고, 시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인생무상이 느껴지게도 하지만 구한말부터 일제시대를 거친 50년간의 여정을 시간과 공간을 아울러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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