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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족기독교백년사 - 제4편 한국교회의 고난과 순교2.상

Joyfule 2006. 12. 27. 00:54

한국민족기독교백년사 - 제4편 한국교회의 고난과 순교 2.상

제2장 신사 불참배운동의 궐기 파급


1. 주기철 목사 시무한 산정현교회의 투쟁

한국교회가 교단적으로 일제의 신사참배에 항복하게 되자 개별적으로 반대하여 일어난 교회들이 있었다. 그중에 끝까지 신사참배를 항거한 교회로 평양의 산정현교회가 있다.

산정현교회에는 민족의 거두라고 할만한 수다한 인물들이 모여있었다. 당회원으로 '한국의 간디'로 통하는 고당 조만식장로를 비롯하여 유계준,김동원,방계성,오윤선,김찬두,박정익 등의 장로들이 기라성 같은 존재로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버티고 있었다. 제직원들로는 한원준,김정익,양재연,김경진,황병철,임이걸,김정식 등 비범한 인물들이 있었으며 백인숙 전도사와 오정모여사와 같은 훌륭한 여성들이 역시 신살암배에 거부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주기철목사는 1926년 평양신학교를 졸업하여 부산 초량교회를 첫 목회지로 하여 시무하였으며 1931년에 마산 문창교회로 임지를 옮겼다가 1936년 평양 산정현교회로 부임한 것이다. 조만식 장로가 직접 마산으로 내려가 주목사를 모셔왔다. 때는 바야흐로 평안남도 지사 야스다께가 기독교학교에 대해 신사참배를 강요한 이듬해이어서 그는 일제와의 투쟁을 각오하고 평야성에 들어선 감이 있었다. 아닌게 아니라 그가 평양 교회에 나타나므로 산정현교회는 민족주의 총본산으로 더욱 무장하게 되었고 신앙 진리의 사수를 위하여 한국교회가 크게 단합하는 구심점의 역할을 수행하게 만들었다.

그가 부임한 다음 해인 1937년 9월5일에 250평 새 교회당을 완공하여 입당예배를 드릴 때 그는 설교하면서 이 교회는 일본우상을 대항하여 신사참배를 절대로 아니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그 당시의 시국은 교회당 안에 일본 국기를 달게 하였고 일본 귀신이 들어 있는 가미다나(神棚)를 벽에 걸라고 강요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주기철 목사는 이 강단에 어떠한 간판도 달지 못하며 못자국 하나도 낼 수 없다고 교회당의 절대 신성을 강조하였다.

1938년 2월 8일 산정현교회 헌당식이 거행된지 얼마 후에 주목사는 경찰에 검거되었다. 그때 평북노회가 신사참배를 가결하는 일이 있어 이에 흥분한 평양신학교 학생 만명이 평북노회장의 기념식수를 도끼로 찍어 버린 사건이 발행하였는데 여기에 관련시켜 주기철 목사를 검거한 것이었다.

주목사는 얼마 후 석방되기는 하였으나 그해 9월에 일제는 총회적으로 신사참배를 가결시키고야 말았다. 제27회 장로회 총회의 신사참배 결의는 주기철 목사와 산정현교회로 하여금 본격적인 신앙 투쟁으로 돌입케 하였다 주목사는 그해 가을에 제2차로 검속되었고 1939년 8월에는 농우회 사건과 연관시켜 경북 의성 경찰서에 9개월간 구금되었다.

석방된 주목사는 1940년 2월 첫 주일 평양역에 도착하였다. 마중나온 교인들의 환영은 열광적이었고 그는 곧장 산정현교회로 들어가 입은 옷 그대로 강대에 엎드려 기도 올렸다. 예배 시간이 되자 오랫만에 목사님을 만나고저 교인들은 운집하여 교회당은 입추의 여지없이 꽉 메워졌다. 일본 경찰들은 교회당을 두겹 세겹으로 포위하고 그 일대는 교회당 안에까지 들어박혀 있었다.

주기철목사는 기도를 마치고 강대에 섰다. 흰 두루마기에 까만 머리 모습에 꼿꼿한 몸가짐으로 똑바로 정립한 그는 강대의 탁종을 두세번 누르고 "예배 드립시다"라고 선포하였다. '내주는 강한 성이오 방패와 병기되시니... '의 찬송을 부르므로 예배를 시작하고 나서,성경 본문은 마태복음 5장 11절-12절("11절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12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을 이같이 핍박하였느니라")과, 로마서 8장 31절-39절("31절 그런즉 이 일에 대하여우리가 무슨 말하리요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32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은사로 주지 아니하겠느뇨 33절 누가 능히 하나님의 택하신 자들을 송사하리요 의롭다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니 34절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 35절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36절 기록된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케 되며 도살할 양 같이 여김을 받았나이다'함과 같으니라 37절 그러나 이는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38절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일이나 능력이나 39절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을 읽고 '다섯가지 나의 기원'이란 제목으로 설교하였다.

첫째...사망의 권세를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나는 바야흐로 사망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나는 저들의 손에 몇번째 체포되었다가 나와서 이 강단에 다시 섰으나 나의 목숨을 빼앗으려는 검은 손은 시시각각으로 닥쳐오고 있습니다. 이제 나는 '사망 권세를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 아니할 수 없습니다. 무릇 생명 있는 만물은 다 죽음 앞에서 탄식하며 무릇 숨쉬는 인생은 다 죽음 앞에서 떨고 슬퍼합니다. 사망 권세는 마귀가 사람을 위협하는 최대의 무기인가 봅니다. 죽음을 두려워 의를 버리며 죽음을 면하려고 믿음을 버린 사람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사도 베드로도 죽음을 두려워 예수를 부인하기를 계집 종 앞에서 세번씩이나 하였으니 누가 감히 죽음이 무섭지 않다고 장담하겠습니까.

아담의 범죄 후에 사람은 모두 죽습니다. 제왕 장상 재사도 다 죽었고 성현 군자 위인 걸사도 다 북망산에 갔습니다. 죄 없이 억울하게 죽은 약자도 불쌍하지만 아내를 두고 죽는 사람 아이를 두고 가는 어머니 모두가 다 비참한 죽음입니다. 폐결핵 환자로 요양원에 눕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종으로 감옥에 들어가는 것이 그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자동차에 치어 죽는 사람도 있는데 예수의 이름으로 사형장에 나가는 것은 그리스도인 최대의 영광인줄 압니다. 주님을 위하여라면 열백번 죽어도 좋지만 주님을 버리고 백년 천년 산다한들 그 무슨 삶이 되겠습니까.오! 주님이시여! 이 목숨을 아꼈다가 주님을 욕되게 아니하도록 성신이어 붙들어 주시옵소서. 이몸이 부서져 가루가 되어도 주님의 계명을 지키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은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머리에는 가시관 두손과 두 발에는 쇠못에 찢어져 최후의 피 한방울까지 다 쏟으셨습니다. 주님은 나를 위하여 죽으셨거늘 나 어찌 죽음을 무서워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할 수 있겠습니까. 오직 일사각오 있을 따름입니다.

십자가에 죽으시고 무덤 속에서 사흘만에 부활하신 주님 예수여, 사망 권세를 이기신 예수님이시여, 나도 부활을 믿사오니 사망 권세를 내 발 아래 짖밟게 능력을 주시옵소서, 죽음아 네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나는 부활하신 예수를 믿습니다. 나도 예수님과 같이 부활하리로다.할렐루야 아멘!

나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그리스도인은 살아도 그리스도인답게 살고 죽어도 그리스도인 답게 죽읍시다. 죽음을 무서워 예수를 저버리지 맙시다. 풀의 꽃과 같이 시들어 떨어지는 목숨을 아꼈다가 지옥에 떨어지면 그 아니 두렵습니까. 그러나 한번 죽어 영원한 천국 복락 그 아니 즐겁습니까. 이 주목사가 죽는다고 슬퍼하지 마십시오. 나는 내 주님 외에 다른 신 앞에 무릎을 꿇고는 살 수가 없습니다. 더럽게 사느니 보다는 차라리 죽고 또 죽어서라도 주님 향한 정절을 지키려고 합니다. 오! 주님을 따라서,나의 주님 뒤를 따라서 죽는다는 것은 나의 평생 소원입니다. 나에게는 일사각오 있을 뿐입니다.

둘째... 오랜 고난을 견디게 하여 주시옵소서!! 단번에 받는 고난은 견딜 수 있으나 오래 오래 끄는 장기 고난은 참기 어렵습니다. 칼로 베고 불로 지지는 형벌이라도 한 두번에 죽어진다면 그래도 이길 수 있으나 한달 두달씩 1년 2년 10년이나 계속되는 고난은 도저히 견뎌내기 어렵습니다. 그것도 절대로 변하지 못한다고 하면 모르거니와 한걸음만 뒤로 물러서면 고통도 면하고 오히려 후한 상을 준다고 하였는데,그런고로 많은 사람이 넘어집니다. 하물며 나 같은 약졸이 어떻게 오랜 고난을 견딜 수 있겠습니까. 그런고로 다만 주님께만 의지합니다.

주님도 십자가에 직면하시면서 그 받으실 고난으로 게세마네에서 피땀 흘리시며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십자가의 고난을 참음으로 승리하셨습니다. 그런고로 주님의 십자가,십자가만을 바라보고 나아갑니다. 처음에는 우리가 십자가를 지지만 나중에는 주님께서 나의 십자가를 지어줍니다.

나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제 받는 고난과 장차 받을 영광을 비교하면 족히 비교할 수 없으리로다'이제 받는 고난은 오래야 70년 80년이지만 장차 받을 영광은 천년 만년 영원 무궁합니다. 이제 받는 고난은 죽을 몸이 죽는 것 뿐이지만 장차 받을 영광은 예수의 부활하신 몸과 같이 영원 무궁 영화의 몸이 됩니다.

주님을 위하여 이제 오는 십자가를 내가 피하였다가 이 다음 주님께서 '너는 내가 준 유일의 유산인 십자가를 어찌하였느냐'물으시면 나는 그 무슨 말로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그런고로 나에게는 일사각오 있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