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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민의식] "양국 관계 좋다" 일본 60p→36p 한국 11p→12p

Joyfule 2006. 8. 10. 01:01
[한일 국민의식] "양국 관계 좋다" 일본 60%→36% 한국 11%→12%
[한국일보 2006-08-06 19:27]    

한일 양국민의 서로에 대한 인식은 전통적으로 크게 엇갈려왔다. 식민 지배를 경험했던 우리 국민이 일본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극히 나쁜 반면,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감정은 경제발전과 한류(韓流) 등의 영향으로 최근 10년간 꾸준히 호전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북한의 핵개발 위협이라는 암초가 이런 흐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한국민의 일본에 대한 감정은 오히려 작년에 비해 소폭 호전된 반면, 일본 국민의 대한 감정은 크게 악화한 것이다.

현재 한일 관계 평가

현재의 양국 관계에 대해 ‘좋다’고 평가한 한국민은 12.1%(매우 좋다 0.1%, 대체로 좋다 12.0%)에 불과한 반면, ‘나쁘다’는 답변은 87.2%(매우 나쁘다 13.6%, 대체로 나쁘다 73.6%)에 달했다. 이는 한일월드컵을 앞둔 2002년 조사에서 양국 관계가 ‘좋다’는 평가(31.8%)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지만, 독도 문제가 불거졌던 2005년(11.0%)보다는 다소 호전된 것이다.

지금 한일관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일본 국민은 35.8%(매우 좋다 3.2%, 대체로 좋다 32.6%),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는 59.4%(매우 나쁘다 11.1%, 대체로 나쁘다 48.3%)였다. 2002년 조사에서는 ‘좋다’는 평가가 46.8%, ‘나쁘다’가 44.3%로 비슷했으며, 2005년의 경우 ‘좋다’(59.8%)가 ‘나쁘다’(35.6%)는 반응보다 훨씬 우세했다. 결국 최근의 독도 영유권 분쟁과 북한의 핵개발 위협을 둘러싼 양국간 긴장관계가 한국에 대한 일본 국민의 부정적인 태도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에 대한 신뢰도

한국민의 일본에 대한 신뢰도 역시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한 평가와 비슷하다. “일본은 신뢰할 만한 나라인가”라는 질문에 88.6%가 ‘그렇지 않다’(전혀 그렇지 않다 29.4%, 별로 그렇지 않다 59.2%)고 답했다. ‘신뢰할 수 있다’는 응답은 10.9%(매우 그렇다 0.4%, 대체로 그렇다 10.5%)에 그쳤다. 지난해 일본에 대한 신뢰도는 9.2%로 올해보다 약간 낮았다.

이에 비해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신뢰도는 우리보다 높은 편이다. “한국은 신뢰할 만한 나라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43.4%(매우 그렇다 4.7%, 대체로 그렇다 38.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부정적인 답변은 51.2%(전혀 그렇지 않다 13.4%, 별로 그렇지 않다 37.8%)로 절반을 약간 웃돌았다. 하지만 작년엔 ‘신뢰할 만한 나라’라는 긍정적 답변(59.4%)이 ‘신뢰할 수 없다’는 견해(34.6%)보다 훨씬 많았다.

독도 영유권 문제

“독도 영유권 문제가 한일 정부간 대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한일 양국민은 과반수 이상이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독도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되기 어렵다’고 보는 한국민은 78.8%였고, 일본 국민은 이보다 적은 65.5%였다. 한국측은 60대 이상 계층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는 견해(25.3%)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일본측 응답자들의 의견은 연령대별로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다.

노무현 대통령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에 강경 대응한데 대해 한국민의 72.2%(매우 적절 37.7%, 대체로 적절 34.5%)는 ‘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일본 국민은 10.1%(매우 적절 3.1%, 대체로 적절 7.0%)만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

향후 한일 관계 전망

독도 영유권 문제나 북한 핵개발 대응방식 등을 둘러싸고 양국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큰 탓에 향후 한일 관계 전망 역시 낙관적이진 않았다. 한국민의 61.2%는 ‘향후 한일 관계는 지금과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20.6%, ‘나빠질 것’으로 보는 견해는 17.6%였다. 그러나 작년 조사에서 비관적 전망(31.0%)이 낙관적 전망(13.8%)보다 훨씬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일본 국민들 역시 ‘지금과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49.3%로 가장 많았다. 낙관적 전망은 37.5%(매우 좋아질 것 5.1%, 대체로 좋아질 것 32.4%)로, 비관적인 전망을 보인 9.9%(매우 나빠질 것 1.5%, 대체로 나빠질 것 8.4%)를 압도했다. 그러나 작년 조사에선 낙관적 전망이 43.5%, 비관적 전망이 6.3%였다. 양국 관계를 비교적 장밋빛으로 보던 응답자들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일 양국 모두 20대에서 낙관적 견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일 관계 관심 분야

'한일 관계의 관심 분야'(중복응답 허용)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한국민은 압도적으로 많은 88.0%가 '독도 영유권 문제'를 지목했다. 이는 모든 계층에서 가장 높게 나왔으며, 지역별로는 특히 호남(92.5%)에서 높았다. 이어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42.8%), '역사 공동연구'(32.5%), '무역과 경제 교류'(24.3%), '한국에 대한 경제ㆍ기술 협력'(22.9%), '문화ㆍ인적 교류'(17.7%), '고위 지도자들의 교류 재개'(15.8%), '관광ㆍ쇼핑'(15.0%) 등의 순이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는 학?54.7%)층과 호남(47.2%), 부산ㆍ울산ㆍ경남(50.6%) 지역에서 높게 나왔고, '역사 공동연구'는 20대(37.1%)와 호남(39.6%), 부산ㆍ울산ㆍ경남(41.6%)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일본 국민들 역시 '독도 영유권 문제'(59.0%)를 가장 많이 꼽았지만, 한국에 비해선 그 비율이 30% 가량 적었다. 다음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37.9%), '고위 지도자들의 교류 재개'(33.2%), '무역과 경제 교류'(23.6%), '문화ㆍ인적 교류'(23.6%), '지구 환경 문제'(22.4%), '역사 공동연구'(17.1%) 등이었다. 한일 관계의 관심 분야에 대한 생각은 거의 일치하는 셈이다. 굳이 차이점을 들자면, 한국민이 중시하지 않은 '고위 지도자들의 교류 재개', '지구 환경 문제' 등이 주요 관심사로 지목된 정도이다.

일본에 대해 흥미 있는 분야

한국민 대상으로만 이뤄진 "일본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는 무엇입니까"(중복응답 허용)라는 질문에 대해 '가전제품(43.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애니메이션ㆍ만화'(25.6%), '자동차ㆍ오토바이'(21.1%), '일본인의 사고방식'(19.5%), '일본 음식'(17.2%), '패션'(14.6%), '일본어'(12.6%) 등이 뒤를 이었다. '가전제품'은 40대(48.9%), 50대(50.7%), 가정주부(49.4%)가 많이 꼽았고, '애니메이션ㆍ만화'는 20대(48.6%), 30대(33.6%), 화이트칼라(32.6%), 학생(57.3%)층에서 상대적으로 선호했다.


기획취재팀= 고재학(팀장)ㆍ송영웅ㆍ이태희ㆍ안형영기자 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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