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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을 파지 말라 - 권병희

Joyfule 2018. 6. 11. 01:18
    
     한 우물을 파지 말라 - 권병희   
    
    옛 부터 내려오는 말 가운데 "성공하려면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팔방 미인은 하나도 성공하지 못 한다"는 말도 있다. 
    이것저것 건드려보다가 하나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사람은 똑똑한데 잘 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 사방팔방으로 떠벌리다가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곤 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한 세상을 살면서 뭔가를 이루고 싶은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다른 이들로부터 칭찬도 듣고 인정도 받으며, 
    무엇보다도 자기 스스로 보람을 가질 수 있어야 살 힘이 생긴다. 
    그래서 우리는 자녀들에게 삶의 목표를 심어주고 
    그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도록 가르친다. 
    분명한 것은 삶의 어느 시점에는 인생의 목표를 세우도록 하는 일과, 
    남은 생애는 그 목표를 향해 전력 투구하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가 자녀들에게 심어주는 인생의 목표는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흔히 아이들에게 너는 커서 뭐가 될거냐고 물으며, 
    아이들은 의사, 간호사, 판사, 교수와 같은 직업 또는 직책으로 대답한다. 
    그리고는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고 많은 경우 자기의 목표를 달성한다. 
    어떤 이는 20대에 어떤 경우는 30대 또는 40대의 나이에 이 목표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나면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우리 사회를 돌아보며 모두들 한탄하는 것은 의사는 많지만 훌륭한 의사가 많지 않으며, 
    교수가 많지만 존경 받는 교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인생의 목표를 세우는 우리의 가르침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바람직한 인생의 목표는 지위나 직책이 아니라 어떤 행위나 일의 결과가 되어야 한다. 
    나는 판사가 되어서 이 땅에 정의를 실천하겠다든지, 
    의사가 되어 지금껏 치료되지 않는 암에 도전하겠다든지하는 목표는, 
    그냥 판사나 의사가 된다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한 일이다. 
    목표가 그렇게 잡힐 경우 그가 판사나 의사가 되는 것은 
    그가 목표하는 일의 준비를 마치는 것이고, 정작 일은 그때부터 평생토록 추구하게 된다. 
    혹시 삶의 목표를 후진국 사람들이 잘 살도록 돕는데 두고 있다면 
    그의 지위나 일은 경우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처음에는 의사로 시작했는데 그들의 정신이 깨어나는 것이 뿌리라고 여기면 
    그는 교육자로 변신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자질이 있다면. 
    그렇게 일하다가 더 효과적인 길을 발견하면 그는 또 다른 변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우물을 판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무조건 같은 직종에 평생 종사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평생을 걸고 할만한 소중한 삶의 가치를 정하고 그것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길을 찾고 거기에 자기를 바치는 것이 참 뜻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