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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지원하고 희토류 공급받고… 尹정부 ‘인·태전략’ 구체화

Joyfule 2023. 6. 23. 18:11

함정 지원하고 희토류 공급받고… 尹정부 ‘인·태전략’ 구체화

김윤희 기자입력 2023. 6. 23. 13:48수정 2023. 6. 23. 13:48

■ 한-베트남 정상회담
한국 퇴역함정 베트남에 양도
국방·방산 등 협력 확대키로
베트남 희토류 매장 세계 2위
공급망 다변화로 中의존 줄여
‘아세안 연대’ 핵심 파트너로

박람회 찾은 尹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하노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를 찾아 전시된 중고 오토바이에 시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노이 =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윤석열 대통령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의 23일 정상회담은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과 더불어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의미가 있다.

베트남은 한·아세안 대화조정국으로 내년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 위해선 베트남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양국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저와 트엉 주석님은 격상된 양국 관계에 걸맞게 우리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그동안 경제와 사회 분야 위주 협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외교·국방·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퇴역함정 양도, 해군·해경 간 협력을 강화하는 등 베트남 해양 안보 분야 공조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방침이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 중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연대구상’을 처음 공개했다. 당시 “힘에 의한 일반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되어선 안 될 것”이라며 중국 견제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은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패권을 비판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한국과 베트남 정부는 희토류(세계 2위 매장량) 등 베트남에 풍부한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베트남은 텅스텐(세계 3위), 보크사이트(세계 2위) 등 핵심 광물 보유국이다. 중국 의존도가 큰 한국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베트남 국부로 불리는 호찌민 전 국가주석 묘소에 헌화했다. 곧이어 국빈 방문을 환영하는 공식환영식에도 참석했다. 이미 도열해 있던 베트남 측 관계자들과 정부 대표들이 윤 대통령을 영접했고, 양국 국가 연주와 의장대 사열 등 공식 의전이 이어졌다. 베트남 정부는 21발의 예포를 발사해 최고 수준의 예우를 보였다.

대통령실은 “올해 3월 국가주석에 취임한 보 반 트엉 주석의 초청에 따른 국빈 방문이자, 지난해 말 이뤄진 응우옌 쑤언 푹 당시 국가주석 방한에 대한 답방”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팜 민 찐 총리, 브엉 딩 후에 국회의장 등 최고지도부와도 개별 면담한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은 이런 최고 지도부들의 집단지도체제여서 이들과의 친교 여하에 따라 각종 경제 및 외교·국방 교류 성과가 좌우되곤 한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인들과 오찬을 함께한다. 양국 정부 대표와 주요 기업 500여 개가 참여하는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한다. 한국과 베트남 주요 경제인들이 참석해 교역과 투자, 공급망, 첨단산업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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